[스토리와 영양]-(64)다슬기탕

▲ 다슬기탕

지방 성분 거의 없고 단백질은 다량 함유
간 기능 회복에 좋은 타우린도 듬뿍 들어
무침·전·칼국수·수제비 등 조리법도 다양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인 듯 봄이 아닌 날씨의 연속이다. 출근 때 입은 옷은 낮에 어김없이 덥고 조금 가볍게 입고 나서면 쌀쌀한 공기에 어깨를 움츠릴 만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 날씨다. 그럼에도 담장 넘어 목련과 울타리 삼아 심어놓은 개나리꽃이 피었고, 산등성 양지쪽엔 진달래꽃도 피었다. 벚꽃이 필 즈음이면 자연의 섭리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봄의 길목 환절기가 지나면 춘곤증이 찾아온다. 추운 겨울 움츠렸던 몸이 따뜻한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받는다. 이즈음에 활동량이 늘면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겨우내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이 많은 식재료인 콩, 계란, 시금치, 돼지고기, 깨, 견과류와 팥, 양대, 보리쌀 등을 혼합해 짓는 잡곡밥이 좋다. 비타민이 많은 음식은 제철 과일과 냉이, 달래, 쑥갓, 씀바귀 등의 봄나물이 있다.

요즘엔 영농기술의 발달로 제철을 따지기 어려워 계절과 상관없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식탁에 올릴 수 있지만 장바구니가 부담스럽다. 그런 부담을 줄이고 제철에 맞는 식자재를 식탁에 올리는 방법으로 재래시장을 활용하면 좋다. 채소, 과일 나물 등이 시장에 넘쳐 가격이 싸지면 어김없이 제철을 만난 거다. 이때 자주 섭취할 수 있도록 식탁에 올리는 알뜰주부의 센스를 발휘해 보시길 권해본다.

춘곤증을 이겨낼 보양식으로 4~5월이 제철인 다슬기탕을 추천한다. 범서읍사무소 주변에 다슬기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 다슬기와 부추, 들깻가루 등을 넣어 끓인 죽 같은 탕을 한 그릇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두동과 태화강 상류 1급 청정수역에서 잡은 다슬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훌륭한 지역 토속음식이다.

이즈음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의 급식으로 다슬기에 아욱을 넣고 된장으로 맛을 낸 맑은 다슬기탕을 봄철 건강식으로 제공한다.

▲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호불호가 있는 식자재고, 딱딱한 껍데기 제거에 공을 들이고 노력을 해도 이물질 같이 남아 단체급식에선 기피하는 식자재지만 근로자들의 건강과 균형 있는 영양소 공급을 위해 망설임 없이 제공한다. 다슬기는 단백질은 풍부하고 지방 성분은 거의 없어 맛이 담백하고, 함유된 각종 미네랄 성분은 위장운동을 도와 변비 예방에도 좋다. 간 기능 회복에 좋은 타우린과 아미노산도 풍부하고, 뼈 건강과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칼슘과 빈혈예방에 좋은 철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푸른빛을 띠는 국물은 혈액을 맑게 하고 독소를 제거해 혈관성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엽록소 성분 때문이다. 이끼의 성분인 클로렐라를 섭취하며 자란 다슬기는 지난 올림픽대표팀 선수 중엔 다슬기탕을 보약 삼아 먹을 정도로 체력회복과 간장 활동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슬기와 함께 사용하는 아욱은 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암이나 심근경색 예방에 좋은 베타카로틴을 공급한다. 베타카로틴은 신장 기능을 좋게 해 이뇨작용을 도와 몸속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효능도 있다. 단백질, 지방, 칼슘, 비타민A외 B 무기질 등이 풍부하고, 폴리페놀과 폴라보노이드와 같은 노화 방지에 좋은 항산화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다슬기는 국을 끓여 먹는 게 보편적인 조리방법이지만 가정에서는 무침이나 전, 칼국수와 수제비를 조리할 때 넣어 섭취해도 좋다. 언 땅을 녹이고 만물이 소생하는 4월, 다슬기를 활용한 음식으로 겨우내 움츠린 몸을 풀고 봄의 불청객인 춘곤증을 이겨내 활기차게 봄을 즐기길 바란다.

윤경희 현대그린푸드 현대자동차 메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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