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 복원은 워낙 예산이 많이 든다. 또 설사 복원이 완료된다고 해도 순천 낙안읍성이나 서산 해미읍성 처럼 이름난 관광지가 되기는 쉽지 않다. 원형복원도 쉽지 않고 문화유적의 중요한 매력인 고태미(古態美)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흔적이 남아 있는 모든 성곽이 복원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남아 있는 흔적을 정비해서 현상 유지를 하도록 함으로써 일반 관광지가 아닌 연구와 답사에 활용되는 것으로도 충분하게 가치가 있다.
다만 울산의 많은 성곽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서 자료를 만들 필요는 있다. 울산은 많은 성곽이 조성되면서 조선 500년 동안 군사의 요충지가 된 지역이다. 태종 때 쌓았던 병영성(중구 남외동)은 경상 좌병영으로 왜구의 노략질로부터 경상도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세조 5년에는 개운포성을 쌓아 부산포에 있던 경상 좌수영을 개운포로 옮겨왔다. 군마를 키우기 위해 봉대산에 마성도 축성했다. 학성공원으로도 불리는 울산왜성은 정유재란 때 조명연합군의 전투가 치열했던 곳이다. 성곽을 이루던 돌이 많이 무너졌지만 모두 흔적이 뚜렷하다. 울산읍성과 언양읍성, 두곳의 읍성도 있다. 울산읍성은 둥근 형태로 원도심을 감싸는 흔적이, 언양읍성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물게 사각형의 평지성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다. 산성인 서생포왜성은 흔적이 많이 남아 있어 지금도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문화재청이 ‘성곽도시 울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서 △복원을 할 성곽 △정밀하게 정비를 할 성곽 △흔적만 다듬는 선에서 보존할 성곽 등으로 나누어서 자료정리 및 총체적 정비를 했으면 한다. 우리나라 성곽을 한눈에 살피는 좋은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