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맹장염) 증상과 치료

▲ 노무정 울산시티병원 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보통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 있을 때 맹장염 의심
염증·열수치 정상이거나 통증 없는 경우도 있어
진찰 소견과 CT·초음파 등 통해 정확하게 진단
최근엔 상처 적고 회복도 빠른 복강경 수술 대세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충수염(맹장염)을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막상 본인에게 통증이 나타나면 당황하거나 정말 맹장염이 맞는지 의심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병원에 가야할지 참아야 할지 고민하다가 2~3일이 지나 염증이 심해진 상태로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살아가면서 한번쯤 겪게 될지도 모를 맹장염에 올바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맹장염의 진단과 치료방법 등을 알아보았다.

◇우하복부에 통증 느껴지면 의심해봐야

오른쪽 대장의 끝부분을 맹장이라고 하고, 충수(충수돌기)는 맹장에 매달려 있는 2~4㎜ 굵기의 장기다. 맹장은 엄연히 대장에 속하고 충수는 그 부속장기이나,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잘못 불리고 있다. 하지만 맹장염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우측 대장의 끝에 매달린 부속장기에 염증이 생긴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의사들도 발음이 더 어려운 충수염으로 계몽하려고 하지 않는다.

맹장염은 우리 몸의 우하복부에 통증이 있을 때 가장 먼저 의심해보는 병이다. 하지만 우하복부 통증을 유발하는 병은 게실염, 담낭염, 췌장염, 장간막 임파선염, 골반염, 난소의 각종질병, 장염, 변비, 대장암 등 다양하다.

이에 맹장염을 진단할 때는 열이 있는지, 피검사에 염증수치가 오르는지, 소화불량이 있었는지, 통증이 우하복부로 차츰 옮겨갔는지, 우하복부에 압통과 반발통이 있는지, 최근 감기를 앓은 적이 있는지 등을 진찰한다. 이 외에도 psoas sign(환자를 왼쪽으로 눕히고 오른쪽 넓적다리를 신전시켰을 때 복통 발생), robsing sign(좌하복부 촉진시 우하복부 통증이 발생) 등을 진단하고, 마지막으로 CT나 초음파로 6~7㎜ 이상 충수가 커져있는지 확인을 한다.

노무정 울산시티병원 외과 전문의는 “CT나 초음파에서 충수가 6~7㎜ 이상이라고 모두 맹장염이라 할 수는 없으며, 정상적으로 커져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염증수치나 발열정도가 정상인 사람도 많으며, 환자에 따라서는 통증이 별로 없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환자의 증상과 진찰, 사진상에 염증 소견이 포함돼 있는지를 종합해서 맹장염을 진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 보편화 돼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이 있다가 풀렸다를 반복하는 만성 맹장염이 생겨서 수술하는 환자도 있다. 만성 맹장염은 충수의 벽이 조금씩 두꺼워지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주변 조직과 유착도 심하게 있는 상태로 수술을 하게 된다. 이런 만성 맹장염과 급성 맹장염이 겹쳐있는 상태로 수술을 하게 되면 충수가 굵고 딱딱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거 맹장염의 수술은 우하복부에 4~5㎝의 절개창을 만들어 개복 후 충수 절제를 시행했다. 이 경우 충수를 눈으로 보고, 직접 만지고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골반이나 간쪽에 고름이 고여 있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 예상한 부위에 맹장이 없는 경우 맹장을 찾기가 어렵고, 상황에 따라 추가 절개가 이뤄지면 복부에 보기 안 좋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노 전문의는 “이에 배꼽 위, 좌측하복부, 골반중심의 세 곳에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 됐다. 복강경 수술은 골반 안쪽과 간쪽에 고인 고름을 처리하는 일이나 대장을 일부 잘라야 할 만큼 심한 염증이 있는 경우 수술이 조금 더 용이하다”며 “그러나 대장을 잘라야 하는 경우 대장을 꺼내기 위한 추가 절개가 필요하고, 대장 전문의가 아닌 경우 복강경으로 수술을 진행하다가 개복수술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복강경 수술 일상복귀 빠르고 상처도 작아

최근에 시행하는 단일통로 복강경 충수절제술은 배꼽에 구멍 하나만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상처가 배꼽 안쪽에 생긴다. 일반인들이 봤을 때 수술 했는지 모를 정도의 상처만 남고, 복벽의 가장 얇은 부분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통증도 훨씬 적다. 대장을 자르고 꺼내야 하는 경우도 기존 상처로 충분히 가능하고, 위아래로 5㎜의 절개만 더해도 충분하다. 이처럼 통증과 미용적 측면, 빠른 회복의 측면에서 유리함이 커 조기퇴원과 빠른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이에 대도시에는 단일통로 복강경 전문병원이 속속 생기기 시작했으며, 서울과 대전의 몇몇 대학병원은 대장암에 대해서도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등 단일통로 복강경에 대한 인식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또한 맹장염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인터넷 검색으로 맹장염, 충수염,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 등을 찾아보고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노 전문의는 “맹장염(충수염)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기가 한결 쉬워진다”며 “또 환자 입장에서는 통증이 적고, 상처가 거의 없으며, 회복이 빠른 단일통로 복강경 충수절제술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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