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염포·명촌지역 학부모 6400여명 ‘효정고 폐지 반대’서명

▲ 울산 북구 양정·염포·명촌지역 초·중학교 학부모들이 25일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시교육청의 효정고 폐지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시교육청이 고등학교 1곳을 폐지하고 새로운 학교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존 학교 폐지안을 철회하는 등 오락가락 행정을 펼쳐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교육청은 해당지역 초·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의 의견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고교 신설·폐지 방침을 추진해 말썽을 빚었다.

25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강동고 신설건에 대해 효정고등학교 폐지를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그러나 효정고 인근 초·중학교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달 중순 공식적으로 강동고 신설 조건인 ‘효정고 폐지’를 철회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오는 8월 열리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이같은 효정고 폐지 조건 철회 등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재심의 요청할 방안이다. 지난해 12월 효정고 폐지를 조건으로 강동고 신설건을 승인 받았지만 효정고 전체 학부모의 50% 이상 찬성을 얻어야 진행이 가능한 사항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해 추진할 수 없다는 이유다. 또 올해 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학교신설과 학교 통폐합을 연계하는 교육부의 정책을 철회 요청한 바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시교육청이 자발적으로 교육부에 효정고 폐지 조건 철회 요청을 함에 따라 북구 산하동 강동고 신설안도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학교 신설에 따라 기존 학교를 폐지할 경우, 인근 학교뿐만 아니라 울산 전역의 학생 수 증감 등 다각적인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효정고 폐지와 관련해 어떠한 계획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시교육청의 입장에도 양정·염포·명촌 지역 초·중학교 학부모들은 6400여명의 반대서명을 받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날 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부모 5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만 학교 폐지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어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을 한다는 것인지 교육청은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효정고 폐지가 철회되지 않으면 교육부에 항의하겠다”고 했다.

강동고는 2020년 3월 개교 목표로 323억원이 투입된다. 2000년 개교한 효정고는 북구 양정·염포 지역 유일한 인문계 고교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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