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업인자문회의, 21개국 통상장관에 ‘보호무역 해소’ 건의

▲ 전경련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행사를 26~29일 나흘간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ABAC Luncheon'에서 ANAC 위원 및 내빈들이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맨앞줄 왼쪽 아홉번째부터 황 반 쭝 ABAC 의장, 조경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의 경제인 200여 명이 각국 통상장관에게 보호무역주의를 조속히 해소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종료’ 발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이하 ABAC)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BAC 서울회의에서 채택한 ‘APEC 통상장관 건의문’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ABAC은 APEC 정상회의 주요 의제에 대한 기업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된 자문기구로 서울에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번에 채택한 건의문에는 △무역 자유화 △서비스 무역의 확대 △상품의 이동과 관련한 비관세 장벽 축소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황 반 쭝 ABAC 의장은 현재를 “무역 자유화에 대한 도전의 시기”라고 규정하면서 “아태 지역공동체 발전을 위해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역동적인 성장을 만들어내는 자유무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보호무역주의는 고용과 경제 성장에 해를 끼친다”면서 “각국 지도자가 무역과 투자에 장벽을 치려는 유혹에 강력히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의장은 “자유무역이 일자리 감소, 기업 해외 이전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언급되지만 실제로는 기술 변화, 자동화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근로자와 기업이 새로운 경제적 현실에 잘 적응하도록 정부와 기업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BAC은 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RCEP(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등 지역무역협정(RTA)과 역내 국가 간 FTA 체결이 ‘보르고 선언’을 구현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보르고 선언은 지난 1994년 인도네시아 APEC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것으로 APEC 역내에서 교역 자유화를 2020년까지 달성하자는 합의다.

ABAC은 TPP 참여국들이 마감 시한 이전에 협정을 비준하고, RCEP 당사국은 교섭을 하루빨리 마무리해 포괄적·상호호혜적인 높은 수준의 협정으로 마무리되도록 노력해달라고 권장하기로 했다.

ABAC 건의문은 5월 20∼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APEC 통상장관회의에 전달된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리처드 캔터 무디스 최고위기관리자(ABAC 금융경제 분과 위원장)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FTA 재협상 또는 종료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미국 기업인 대표로서 저는 세계 통합과 자유무역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서 “각국 통상장관이 자유무역 수호를 어떤 방법으로 달성할지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지만, ABAC은 세계 통합과 자유무역이 달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위기가 자유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JP모건의 로드 에딩턴 호주·뉴질랜드 대표(ABAC 지역경제통합 분과 위원장)는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인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평화가 필수”라며 “지난 40년간 이어진 평화로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경제 발전이 가능했던 만큼 지역 평화가 담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황 반 쭝 APEC 기업인자문회의 의장(가운데)이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 ABAC 회의에서 채택된 APEC 통상장관 건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드 에딩턴 JP 모건 CEO, 황 반 쭝 ABAC 의장, 리차드 캔터 무디스 코퍼레이션 C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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