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5월15일 창간호를 시작으로 지난 28년간 본보는 울산 발전의 디딤돌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을 한순간도 잃지 않았다. 지역 발전의 기수, 정의 실현의 선봉, 문화 창달의 주역을 사시로 울산지역 최초의 종합일간지로 출범한 본보는 전환점마다 새로운 의제를 내놓으며 울산의 성장을 담금질해왔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처한 울산은 또한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2012년 6.8% 증가세를 기록한 뒤 2013년 -1.9%, 2014년 -1.7%, 2015년 -3.8%, 2016년 -1.5%까지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수출은 2011년 1014억달러 달성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2015년 729억달러, 2016년 652억달러로 10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경기악화는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11월 120만640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2017년 3월말현재 119만1333명이 됐다. 새로운 성장을 통한 인구 증가 대책이 절실하다.

인구 감소가 울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해 인구유출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울산은 나름의 인구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한해 울산을 빠져나간 순유출은 7622명에 이른다. ‘울산형 인구대책’이 시급하다는 말이다. 여전히 일자리가 인구증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정주여건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울산은 산·바다·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시다. 여기에 더해 교육·문화·교통·주거·안전이 갖추어진다면 살고 싶은 도시로 거듭나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본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새로운 의제 개발에 앞장설 것이다.

또 한가지 본보가 주목하는 시대적 사명은 지방분권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지방분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졌다. 지방분권은 지방의 경제·사회·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상향적 국가 발전을 이루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법 개정과 지방자치기본법 제정 등 제도적 틀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만큼 갈길이 멀다. 본보는 주민 여론 형성과 수렴, 주민의 자율적 참여, 민주 시민의식 고양 등 그 과정에서 지역언론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산업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신문의 종말을 외치는 소리가 높지만 결코 신문의 사명은 변하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신문은 변함없이 우리 시대를 읽고 우리 사회를 자성하게 하는 콘텐츠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진보와 퍼스널 미디어의 확장 속에 오히려 정보의 나침반과 같은 신문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질 것이 틀림없다. 글로벌한 뉴스 속에서 내 주변을 다독이는 목소리에 대한 갈증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 독자 가까이에서 독자와 더불어 뉴스를 생산하는 지역신문만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디지털 속에 아날로그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느냐가 계속되고 있는 과제이다. 본보는 달라질 뉴스 공급 방법을 주목하면서 독자의 요구를 성실하게 좇아가고자 한다. 단순한 종이신문에 머무르지 않고 다(多)플랫폼을 선도하며 울산지역 저널리즘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감시자의 역할은 물론, 지역 의제와 내재된 주민역량의 발굴, 건강한 시민사회 유지 등 지역언론의 사명을 결코 잊지 않으면서 보다 편안하고 다채로운 방법으로 독자여러분에게 다가갈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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