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현대사회가 풍요로워지고 의학의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나게 됐다. 이전에는 환갑, 고희가 되면 잔치를 했었지만, 지금은 환갑을 당연히 여기고 고희도 대부분의 경우 일반적인 추세가 됐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노인성 질환들도 그 빈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데, 녹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질환 중의 하나로 꼽힌다.

녹내장이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안구 안쪽을 흐르는 방수의 유출이 방해받거나 시신경혈류가 장애를 받아 특유의 시신경손상과 시야결손이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다. 쉽게 말하자면 눈이 딱딱해지거나 시신경에 피가 잘 돌지 않아 신경이 계속 죽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신경에 장애가 오도록 하는 원인 가운데서는 안압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눈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의 내부에서 적절한 압력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를 안압이라 한다. 안압은 주로 방수(눈안에서 만들어지는 물)에 의해 결정되며 방수는 모양체라는 조직에서 매일 생성딘다. 그리고 생성된 양만큼 순환을 통해 눈 외부로 배출되는 흐름을 갖는다. 만약 이 방수유출로에서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녹내장의 발생 원인이 된다.

10년 전만 해도 거의 실명된다고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혈관생성물질 항체를 눈 속에 주입해 비정상혈관을 억제한 다음 녹내장 수술과 망막에 레이저 치료를 시행하면 실명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보통 심한 안통, 두통, 구토 등을 동반하면서 통증 때문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 눈병이 아니고 뇌질환이나 위장질환으로 잘못알고 내과치료를 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서 시력을 잃는 불행한 사례들도 볼 수 있다.

이처럼 녹내장으로 이미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고 잘 관리하지 못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증상이 없어서 모르고 지나면 실명이 될 수 있지만,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진단을 하게 되면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 5년 뒤에 실명되는 것을 50년 뒤에 실명되도록 관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녹내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좋기는 하나, 녹내장은 한 두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병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원칙만 잘 이해하고 관리한다면 불행한 결과를 줄일 수 있다.

최원석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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