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척추관절질환

▲ 김태형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척추관절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만성요통·오십견·관절염 등은 오랜 직업병
관절질환 초기 치료 안하면 만성통증 유발
꾸준한 스트레칭·운동으로 통증 예방 최선

지난 월요일은 스승의 날(15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청소년들이 장래 희망으로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다. 하지만 수업시간 내내 서 있어야 하고, 계속되는 칠판 글씨쓰기 등으로 인해 선생님들 중에는 고질적인 직업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생님들에게 주로 나타날 수 있는 척추관절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보았다.

◇오래 서서 수업하면 나타나는 만성요통

인체의 척추뼈 사이에는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삽입되어 있고, 디스크 내부에는 아주 미세한 신경들이 분포돼 있다. 그리고 상체의 무게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누적되기 때문에 척추뼈 디스크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심한 압박을 받는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맨 아래쪽 디스크는 점점 쿠션 역할을 상실하고, 신경들이 압박받아 허리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오래 서 있으면 척추뼈를 감싼 근육까지 긴장돼 혈액순환이 나빠지고 허리통증은 더욱 악화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래 서있어야 할 경우 발 받침대를 준비해 양쪽 발을 번갈아가며 올려주면 도움이 된다. 또 수업 후에는 앉은 자세에서 좌우로 허리돌리기를 하며 긴장된 허리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잦은 칠판 글씨쓰기로 인한 오십견

어깨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관절로 윤활액이 가득 찬 관절주머니로 감싸져 있다. 그런데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가는 칠판 글씨쓰기를 자주하면 어깨관절의 마찰이 심해져 관절주머니와 주변 조직이 손상돼 오십견으로 진행된다. 오십견은 말 그래도 주로 오십대 이후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선생님들의 경우 30대 젊은 나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어깨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부터 팔 뒤꿈치까지 쑤시는 통증이 심해지면 팔을 등 뒤로 돌리는 것조차 버거워진다. 오십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손목 사용 많아지면 손목터널증후군

인체의 손목에는 터널모양의 손목인대가 있다. 손목인대 속으로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 신경, 혈관 등이 지나간다.

이 손목을 자주 사용하다보면 손목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가락 신경을 압박,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난다. 주로 엄지와 검지, 중지 세 손가락이 저리고 뻣뻣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분필을 잡거나 책장을 넘기는 것도 어려워진다.

김태형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직접 칠판에 글쓰는 것을 줄이고 컴퓨터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들을 작성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다”며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손목과 키보드의 높이가 수평이 되도록 팔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릎꿇은 보육자세 관절염 불러

유치원과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가 많다. 이러한 자세는 무릎관절에 심한 무리가 가며, 오랜시간 반복되다 보면 무릎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바닥보다 책상에 앉아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방석 위에 앉거나 10분에 한번씩 다리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김 전문의는 “선생님들에게 나타나는 척추관절통증은 초기에 신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만성통증으로 진행돼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같은 부위에 통증이 반복되고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에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 및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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