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의 바다와 육지, 하늘에서 고래를 테마로 펼쳐진 ‘2017 울산고래축제’와 전국 최대의 장미화원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던 ‘2017년 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28일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서 울산 전역을 들썩이게 했던 봄축제도 어느새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축제의 계절, 5월을 맞아 제일 먼저 출발한 울주군의 옹기축제(4~7일)를 위시해 태화강대공원에서 열리는 봄꽃대향연(11~14일), 북구의 쇠부리축제(12~14일), 울산대공원의 장미축제(19~28일), 남구의 고래축제(25~28일) 등 울산지역 대표 봄축제가 계속 이어졌다. 5월로 예정됐다 6월2~4일로 미뤄진 중구의 마두희 축제가 봄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방문의 해’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기념해 예년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한 결과 축제 하나, 하나가 그 어느때보다 성황을 이뤘다는 자체 분석이다. 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 확충을 통한 시민중심의 교통편의 제공도 두드러졌다. 고질적인 주차난이 되풀이 되지 않은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성공적 축제라는 자화자찬에도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이다. 자체 평가보다 냉정한 관광객의 냉정한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축제를 즐긴 사람들의 입장에서 느낀 불편은 없었는지, 또 당초 기획의도대로 참여자의 오감을 제대로 만족시키는 축제였는지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과 거둔 성과에 대해서도 객관적 평가·분석에 나서야 한다. 지역주민들의 단합과 정체성 확립에서부터 도시브랜드 향상과 관광수익 창출 등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엄밀히 따져야 할 것이다. 울산지역 축제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다. 제각각인 지역축제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축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다면 예산과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고 주민만족도를 높이는 축제를 육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콘텐츠의 합목적성과 예산의 적절성, 주민 참여도가 결여된 축제의 난립은 오히려 지역사회에 혼선만 줄 수 있기에 거듭 당부한다. ‘축제가 끝나면 여러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내년에는 더욱 발전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례적 말이 아닌 관광객 평가를 바탕으로 한 냉정하고도 혹독한 비판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반성문을 작성, 관광객이 ‘최고였다’고 평가하는 축제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축제는 제대로 된 반성문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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