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정 울산시티병원 외과 전문의
복벽의 약해진 부분을 통해 복강(배안)의 장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탈장이라고 한다. 이러한 탈장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약해진 복벽이다. 복벽이 약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노화 현상으로 결합조직이 약해지면서 피부가 늘어지듯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콜라겐이 노화 콜라겐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져 장을 담고 있는 복벽이 약해지는 일이 촉진된다.

또한 태아기에 남성의 고환은 복강(배안)에 있다가 태어나면서 복벽을 밀고 나가면서 본래의 자리로 가게 되는데, 이 고환이 지나간 길은 다른 부위의 복강보다 약해 서혜부 탈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일어난다.

둘째 증가된 복압이 영향을 미친다. 복벽이 약해졌다 하더라도 복압이 높지 않으면 장이 밀고 나가기 쉽지 않다. 마치 풍선을 손으로 쥐고 있으면서 손으로 쥔 공간보다 적게 바람을 넣고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바람을 많이 넣게 되면 손으로 쥐고 있는 빈 공간으로 풍선이 밀고 나가게 된다. 탈장이 일어나는 것이다.

복압이 올라가는 상황을 예로 들면 대변보면서 힘을 많이 줄 때,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 높은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 할 때, 내장지방이 많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배변 중 힘을 주다가 사타구니 쪽이 찌릿한 느낌이 있었다면, 복벽이 밀릴 수도 있는 정도로 힘을 주었다고 생각 해볼만 하다.

탈장 수술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은 재발의 문제인데, 과거 탈장 수술에서 재발률은 50%에 이르기도 하였으나 최근은 7~10% 정도로 많이 낮아졌다. 이는 인공막을 사용한 후복벽 보강과 복강경 수술의 시행으로 가능해졌다. 후복벽에 막을 대어줌으로써 탈장구멍에 가해지는 압력을 막 전반에 분산시켜, 장이 밀고 나가는 압력이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을 아무리 잘 해도 복압이 증가되는 위의 상황을 환자 스스로가 주의하지 않는다면 재발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수술하는 의료진도 환자에게 복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환자 또한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배꼽탈장이나 과거의 복부수술의 상처에 생긴 반흔 탈장에도 복강경으로 탈장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추가적인 상처를 줄여주고, 통증과 수술시간을 경감시키게 됐다. 복강경을 이용한 인체에 무해한 인공막을 사용, 배꼽탈장과 반흔탈장도 후복벽을 보강해 탈장의 재발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단일통로 복강경을 이용할 경우 과거 수술로 인한 장유착이 있더라도 유착을 박리하면서 복강경으로 탈장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노무정 울산시티병원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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