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중구 성남동의 중부소방서 부지에 복합광장공원 조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7일 허언욱 행정부시장은 고호근 시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성남119안전센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머지 부지에 문화예술 전시 등이 가능한 복합광장공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했다. 3년여동안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돼 있는 중부소방서가 어떤 모습으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중부소방서 부지는 3200㎡나 된다. 상가건물과 좁은 도로로 둘러싸여 있는 원도심의 한가운데 발생한 빈터로는 꽤나 넓다. 중부소방서는 2014년 7월 혁신도시로 옮겨갔다. 시설도 낡았고 소음 민원도 많다는 것이 이유다. 그 중 일부인 660㎡는 성남119안전센터로 활용되고 있다. 2540㎡의 부지에 3층 높이의 건물이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얼마전까지 울산발전연구원 문화재센터가 임시로 사용하다가 새 사옥을 마련해 옮겨 갔다.

울산시나 중구가 드물게 발생한 이 소중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두고 깊이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소방서가 옮겨가기로 결정된 2012년부터 논란이 시작됐으니 벌써 5년여 세월이다. 중구청은 성남동119안전센터도 옮겨가고 그 자리를 문화공원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반면 시는 복잡하기 이를데 없는 원도심의 안전을 위해 성남동119안전센터를 옮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원도심 주차난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중구 성남동은 도시구성은 물론 문화적으로도 복잡다양한 곳이다. 고연령층의 거주자가 많은 원도심임에도 상권은 청소년층 위주로 형성돼 있다. 게다가 앞으로 북정공원 부지에 시립미술관이 들어서면 고급 문화공간으로서의 새로운 역할도 강화될 전망이다. 5년여 세월이 지나면서 주변여건이 매우 변화무쌍해졌다. ‘찻길 다이어트’도 세계적 추세다. 섣부른 진단으로 특정 시설을 들여놓기에 적절한 시점이라 하기가 되레 어려워졌다는 말이다.

적확한 대안이 나오거나 여론이 성숙될 때까지 두고 볼 필요도 있다. 원도심 한가운데 그만한 공공부지가 주어지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단순히 울산시나 중구의 필요에 따라 특정 시설을 짓기 보다는 현재의 소방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전문가들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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