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지식정보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졸면 죽는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세계적으로 인터넷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나노·바이오기술 등에서는 이미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선점을 위한 국가별, 도시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주력 산업 부진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 울산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게놈기반 바이오메디컬산업 육성이다.

울산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게놈 연구실적을 활용, 정밀의료 맞춤산업 플랫폼을 구축해 1경원 규모의 헬스케어 시장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UNIST게놈연구소가 있다. 오는 19일 게놈산업기술센터로 승격을 앞두고 있다. 울산의 게놈산업기술을 세계적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거점 연구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UNIST 게놈연구소는 지난 2014년 7월 설립 이후 굵직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범아시아인의 이동경로를 5만개의 유전인자로 분석한 바 있으며 한국에서는 최초로 수백 년 된 미라의 유전자 분석 연구를 했다. 최근에는 한국 국민의 대표 참조표준게놈지도인 코레프(KOREF)를 완성해 발표한 바 있다. 또 게놈 기술을 통한 미래 맞춤의학 산업을 창출하고, 첨단 게놈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국인게놈프로젝트’ 및 ‘한국인 표준게놈’ ‘동물의 극노화’ 등 게놈빅데이터 분석 연구를 수행 중이다. 국내 최대의 한국인 만명 인간 게놈사업도 2015년부터 울산시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UNIST 게놈연구소의 이같은 학문적 성과를 신속히 산업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시와 UNIST가 게놈산업기술센터에 22억원을 투입, 국내 최고 수준의 정보 분석 엔진 기술을 갖추고 바이오 관련 기업체 4곳을 입주시켜 기술실증화와 상용화에 나서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따져볼 부분이 있다. 울산의 미래산업을 선도할 바이오메디컬산업을 이끌 수 있는 충분한 요건을 갖출 만큼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가이다. 게놈 연구 분야에서는 1등 기술이 주목받는다. ‘3등 특허 10개보다 1등 특허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또 빅데이터, 원격의료, 인공지능 등과 결합할 수도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자칫 우물쭈물 하는 사이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기에 게놈산업기술센터에 대한 집중투자를 시작으로 한발 앞선 연구와 과감한 투자 환경 조성에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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