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우신고등학교 교사들의 학생 폭행과 관련해 학교측이 관련 교사 10명을 징계했다. 이로써 SNS를 뜨겁게 달구던 ‘우신고 사태’가 마무리 될 지 더 지켜볼 일이다. 교육청과 학교측의 즉각적 대처에 대한 SNS상의 반응을 보면 흥분은 다소 가라앉았으나 학교측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 있는 듯하다.

학교 측의 대책은 예상보다 폭이 컸다. 교사에 대해서는 1명 1개월 정직, 2명 1개월 감봉, 3명 견책, 4명 경고 등이다. 징계수위의 적절성 보다 더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가정통신문’이라는 이름으로 학부모들에게도 전달된 학교 조치사항이다. 이 조치에는 △토요일 등교 자율화 △야간 자율학습 완전 자율화 △정독실 운영 중단 △방과후 수업 실시 잠정 중단 등 4가지가 담겨 있다. 정규수업 외 모든 학습을 완전자율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로써 ‘우신고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학력만으로 학생들을 심하게 차별한 것이 오늘날의 문제를 야기한 중요한 원인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문제가 촉발된 것은 지난 5일 학교 체육대회에서다. 교사가 학생의 뺨을 때렸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되고 경찰이 출동했다. 그런데 해당 교사와 학생이 모두 폭행은 없었고 무릎을 꿇고 훈계한 것이 전부라고 함으로써 경찰은 철수했다. 그런데 6일 누군가 트위터에 ‘울산 우신고를 도와주세요’라는 계정을 개설했다. 교사들의 폭행·폭언에 대한 진술이 쏟아졌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들까지 가세했다. 일주일만에 팔로워가 7000명을 넘어섰다. 오랫동안 곪은 상처가 비로소 터진 것이다.

우신고는 수년전부터 자녀의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에게 체벌을 허용한다는 각서를 쓰게했다. 남녀 학생이 연애를 하게 되면 휴대폰을 3개월간 압수하고 사진 등을 공개하게 했다. 화장을 하면 다른 학생의 화장품 20~200개를 제출하게 한다는 전언도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공부 많이 시키는 학교라는 학부모의 기대를 지렛대 삼아 수년동안 상식을 넘어선 전근대적 학생지도를 해왔다고 봐야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교육현장에서 발생한 불미스런 일을 해결함에 있어서도 아이들의 심성과 장래에 미칠 영향력을 충분히 고려하는 진중함이 필요하다. 우신고의 이번 대책이 혹여 일단 덮고 가자고 심산은 아닌지 우려돼서 하는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교사­학생의 신뢰회복이다. 학교측의 발표대로 “뼈를 깎는 노력으로 학생들의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를 새롭게 혁신”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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