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

▲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손목인대 두꺼워져 손가락 신경 압박
손가락 감각 떨어지며 통증 유발시켜
일상생활 속 스트레칭 등이 예방 도움

주부나 식당 종업원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중년여성들 중에는 손가락이 저리고, 손목의 시큰시큰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뇨병이나 목디스크 등 다른 원인에 의해서도 손 저림병이 나타날 수 있으나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잘못된 치료를 받고 지내다가 나중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올바른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김연구 울들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40대 이상 중년여성 환자가 절반 이상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손목터널증후군 총 환자 수 16만7000여명 중 남자가 3만7000여명, 여자 12만9000여명으로 여자 환자의 수가 3.5배 많았다. 특히 50대 여성이 총 환자 수의 34%를 차지했으며, 이어 40대 여성 15%, 60대 여성 14% 등 40대 이상 중년여성이 총 환자 수의 63%를 차지했다. 즉, 가사노동을 주로 담당하는 40대 이상의 중년여성들의 손목관절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김연구 전문의는 “우리 인체의 손목에는 인대로 이루어진 조그만 손목터널이 있으며, 이 터널 안으로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여러 힘줄들과 신경이 함께 지나간다”며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좁아진 손목터널이 손가락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손목의 통증과 손가락 감각저하 유발

손목터널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손목의 통증과 함께 엄지, 검지, 중지의 감각저하와 저림 등이 나타나며 특히 밤에 심해진다. 손목터널이 더욱 좁아지면 손가락 힘이 약해져 젓가락질이 불편해지거나 접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등 감각이 더욱 무뎌질 수 있다. 새끼손가락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새끼손가락을 조절하는 신경은 손목터널로 지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손목인대가 두꺼워지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리사, 주부, 미용사, 피부관리사, 버스기사,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 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 반복된 손목 움직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감염, 외상으로 인한 손부종과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병, 손목 관절염, 임신, 비만 등과 동반돼 나타나기도 한다.

손목을 가볍게 톡톡 쳤을 때 손가락으로 저린 느낌이 느껴지거나, 양손의 손목을 굽히고 1분간 손등을 마주 붙였을 때 엄지, 검지, 중지에 통증, 저림, 감각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에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X-ray 검사,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 등을 시행한다.

◇스트레칭과 적절한 휴식이 도움돼

초기에는 소염제 등 약물요법, 손목터널 내의 국소 주사요법, 손목에 부목을 고정해 무리한 손목 사용을 방지하는 등의 보존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3개월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하거나 손바닥 근육이 위축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 전문의는 “손목터널증후군 수술은 손목 부위에 약 2~3㎝ 정도의 절개를 통해서 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절개한다”며 “수술 시간은 약 5~10분 정도이며 수술 2~3일 후부터 최소한의 손목 사용이 가능하고, 보통 2주 후부터 일상생활로 복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해 무리한 손목 사용을 삼가고, 수시로 휴식과 동시에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평소 손목 돌리기나 깍지를 낀 상태로 앞으로 팔 뻗기 등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기, 손가락이 약간 뻐근할 때 주먹을 쥐었다가 천천히 푸는 동작을 반복하기 등도 도움이 된다.

김 전문의는 “가사노동이나 설거지를 하는 중 손목저림이나 통증을 느끼면 하던 일을 잠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따뜻한 물에 손을 넣어 주먹을 쥐고 펴기를 약 10분간 반복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