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식개선 프로젝트
2017년 양성평등주간

 

김인순 작가전으로 울산 첫 테이프
오늘부터 CK아트홀서 ‘여성史’전
4일 기념식·17일 포럼·21일 토론회

성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법제도의 변화 뿐 아니라 시민들의 인식까지 달라져야한다. 남녀노소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부터 생각과 태도를 바꾸려는 노력이 따라줘야 가능한 일이다. 본보는 2017년도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시민들의 인식전환을 돕기위해 메인주간인 이번주 5회에 걸쳐 기획물을 싣는다.

팔순을 바라보는 원로 서양화가가 지난 주말 울산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주인공은 김인순 작가다. 김 작가는 1963년 이화여자대학을 졸업한 뒤 최근까지 뿌리와 줄기, 꽃과 씨앗을 키우는 대자연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왔고, 이번 전시에서 약 30여 점의 크고 작은 그림을 소개했다.

그는 “땅은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우주의 에너지”라고 말했다. 하찮은 풀 한포기라도 생명질서를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어머니’ ‘여성성’ ‘모태’라는 일관된 주제 속에는 모든 사람이 윤리와 질서 아래 평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외침이 담겨 있었다.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은 국가가 정한 양성평등주간이다. 김인숙 초대전은 울산여성의 전화(회장 강혜련)가 울산시의 후원을 받아 개최한 2017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였다. 전국 각 지자체들이 각기 다른 아이디어로 각종 캠페인과 행사를 추진하는 가운데 울산에서 가장 먼저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한국근대민중미술사의 대모인 김인숙 작가는 전시장에서 생명과 존엄을 탐구해 온 그 동안의 결과물을 보여줬고, 관람객과 함께하는 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오는 7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양성평등주간은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를 둔다. 양성평등기본법은 사회 전체 영역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참여를 도모하자는 취지로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을 20년 만인 2014년 5월28일 개정, 2015년 7월1일 전면 시행됐다.

▲ 7월 첫주 양성평등주간을 기념해 울산시가 후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한달 내내 펼쳐진다. 첫 사업으로 지난 1일 지앤갤러리에서 원로 서양화가 김인숙 초대전이 시작됐다.

법안에는 국가와 지방 자치 단체가 정책의 결정 및 집행 등 직무 수행 과정에서 성 평등 관점을 가지기 위해 시행해 온 성별 영향 분석 평가, 성인지 예산, 성인지 통계, 성인지 교육 등 성 주류화 조치가 명문화했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균형 있는 참여를 위해 각종 위원회의 위원 위촉 시 특정 성별이 60% 이상을 초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아울러 여성과 남성의 동반 성장을 위하여 관리직 목표제 시행 기관이 정부기관인 국가·지방자치단체에서 공공기관까지 전면 확대되는 추세다. 또 출산과 육아 등 자녀 양육에 관해 모성 뿐 아니라 부성의 권리도 보장한다.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건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은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의 여성발전기금이 양성평등기금으로 변경됐고, 해마다 7월1일부터 7일7일까지 열렸던 여성주간도 양성평등주간으로 바뀌어 인식제고를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릴레이 식으로 펼쳐진다.

울산에서는 김인순 초대전에 이어 ‘어제와 오늘­여성사(史)’ 전시회도 열린다. 3일부터 7일까지 CK아트홀에서 진행된다. 행사장은 시대별 여성의 삶과 노동, 가족제도의 어제와 오늘, 중세~근대 여성정책의 단면을 보여주는 기록전으로 구성된다.

4일 오후 2시 시청 본관에서는 양성평등주간의 취지에 따라 여성 뿐 아니라 성별의 벽을 너머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하는 기념식도 열린다. 유공자 표창과 함께 식후행사로 여성학자 오한숙희씨의 특강까지 들을 수 있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원장 이정희)의 ‘울산시 양성평등정책 비전과 발전방안’ 정책포럼은 17일 오후 2시, 울산여성포럼(대표 김도희)의 ‘21세기 여성단체 리더의 역할과 리더십’ 토론회는 21일 오후 4시 각각 개최되다.

이처럼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는 7월 첫째 주에 국한되지 않고 짧게는 7월 한달간, 길게는 연중으로 사업이 펼쳐진다. 그만큼 시민들의 인식전환과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성일자리창출을 위한 ‘정리수납전문가 양성사업’ ‘찾아가는 양성평등 인식개선 캠페인’ ‘찾아가는 성희롱예방교육­우리모두 예민해 집시다’ 등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육아휴직 후 복귀지원 프로그램 보급’ ‘아빠육아참여확대를 위한 워킹맘·워킹대디 지원’ ‘양성평등정책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 등이 이에 속한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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