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도시를 꿈꾸고 있는 울산이다. 울산과 경남 밀양 등 5개 시·군에 걸쳐 형성된 해발 1000m 이상인 가지산과 신불산, 간월산 등 9개 산봉을 일컫는 ‘영남알프스’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해안절경을 자랑하는 대왕암 등 빼어난 자연환경이 그 배경이다. 관광자원화 사업을 통해 산, 바다, 강이 어우러진 체류형 ‘산악관광’ ‘해양관광’ 메카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를 필두로 관할 자치단체들이 저마다 행정력을 집중, 그 성과 또한 적지 않다.

그렇지만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관광자원화 이전에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연자원의 보전이다. 관광객의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학술적으로, 심미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즉 희귀한 동식물의 자생지 또는 서식지이거나 학술적 가치가 높은 생태계가 보존되고, 지질학적으로 교육적 가치가 높아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어야 한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연 자원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오고 싶은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남알프스 가지산도립공원 내에서 불법 공사가 진행돼 물의를 빚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양등리 ‘배내고개 휴게소’ 뒤편 자연공원내로 인근에 석남사를 비롯한 이름 높은 사찰과 울산 12경으로 불리는 파래소폭포 등이 위치해 관광객과 등산객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휴게소 소유주가 석축이 기울어져 보수 공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훼손 면적 등을 따져볼 때 석연찮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마스터플랜에 따라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까지 536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1276억원이 투입된 1단계 사업은 거의 완료됐고, 민간투자가 필요한 2, 3단계를 남겨두고 있다. 더불어 영남알프스 권역을 아우르는 밀양, 양산, 청도 등과 통합관광상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일정·테마·계절별 추천코스 등 20개 테마의 관광표준모델을 개발하고 지도·스토리텔링 등을 담은 가이드북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울산시와 울주군은 일대에서 행해지고 있는 대규모 불법공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언론 보도 후에야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지주를 경찰에 고발키로 했다. 관광명소화 사업에만 열을 올렸지 보존은 뒷전으로 미뤄낸 행정의 결과가 아닌지 묻고 싶다. 자연관광자원의 개발은 사람의 관광욕구를 최소한으로 충족시키면서 보존에 우선을 두어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와 유지를 위해 꾸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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