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주민들이 공공 장례시설인 하늘공원 유치 대가로 받은 200억원대 마을발전기금 관리문제를 놓고 주민간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금을 관리·집행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삼동면발전협의회의 관리부실 문제와 기금 유용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금 지원이 신규 전입자에게 배타적으로 적용되면서 갈등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 자칫 마을발전기금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협의회는 총 200억원의 기금 가운데 49억원을 삼동초 체육관건립, 상수도 인입비 지원 등에 사용, 지금은 151억원을 관리중이다. 그런데 상수도 인입비 지원에서 문제가 생겼다. 2015년 상수도 설치과정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110만원의 설치비를 기금에서 지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마을을 떠난 주민에게도 지원됐다는 것이다. 또 매년 이자 수익금으로 공익사업 계획을 세워 집행해야 하는데도 이자수익금 일부를 회원명절선물비 명목으로 현금 지급했다는 것이다. 회원·비회원으로 나뉜 주민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다. 당초 2007년 이전 거주자에게만 회원 자격을 부여, 전체 주민의 70%가량인 원주민들에만 상수도인입비를 지원했고, 비회원은 자부담으로 설치했다. 지난해 11월 정관을 개정,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도 회원 자격을 부여키로 했지만 추가 가입 회원은 없다.

기금에 대한 이해부터 재정립하는게 중요해 보인다. 협의회 정관에는 삼동면의 노인, 여성, 아동 등의 사회복지 증진 통해 마을간 균형발전에 기여하는게 기금사용의 목적이라고 명시해놓고 있다. 고령화, 공가, 독거노인 등으로 마을공동체 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우리 농촌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위기와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삼동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출생신고가 7명에 불과할 정도로 인구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삼동면 전체 인구가 1925명에 불과, 존립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귀농·귀촌인을 유치하기 위한 전국 농어촌 자치단체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원주민, 귀농인, 출향인 등 내부인의 인간다운 생활과 생존을 보장하는 삶의 질 높이기에 기금사용이 집중된다면, 또 마을이 품고 있는 사회적이고, 인문적이고, 문화적인 요소와 자원들을 묶는데 제대로 쓰여진다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이 기피하는 장례시설 유치 대가로 어렵사리 마련한 마을발전기금이다. 삼동면의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쓰여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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