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 등 울산 주력 산업 전반이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 또한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광공업 생산과 출하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특히 수출의 경우 올 상반기 전국의 수출이 15.8% 증가하며 2014년 하반기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울산의 수출 증가율은 6.3%에 그쳐 산업수도의 위상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 노조의 파업 리스크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사태까지 겹쳐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30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6월 울산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울산의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9.4% 감소,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광공업생산이 줄면서 생산자제품출하도 전년동월대비 6.8% 감소해 7개월 연속 부진세를 이어갔다. 생산자제품 재고는 전년동월대비 1.2% 증가해 3개월 연속 재고가 쌓였고, 소비를 의미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의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5.1% 감소하며 11개월 연속 부진에 빠졌다. 6월 말 실업자는 2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000명(6.6%) 늘었다. 실업률은 3.7%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9만5000명으로, 1년여 만에 1만4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지지부진한 수출증가세도 문제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본부장 최정석)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울산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42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기별 수출금액은 작년 상반기 321.7억 달러, 하반기 330.9억 달러에 이어 2기 연속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전국의 수출총액은 15.8% 증가, 2014년 하반기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울산의 수출 증가율은 전국 평균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더 큰 걱정은 하반기다. 선박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년대비 국제유가 상승효과가 사라져 수출단가 상승에 의존했던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의 수출이 뚜렷하게 둔화돼 수출증가율이 상반기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진은 인구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 인구는 2015년 11월 120만640명을 정점으로 19개월 연속 감소해 119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6월 말 기준 총인구는 118만9000명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인구 유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사태로 예상되는 울산 근로자들의 탈(脫)울산 행렬도 걱정이다. 조선업계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하반기부터 신고리 5·6호기의 기계·배관 설치 공정이 시작되면 재취업을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듯 울산 경제가 초비상인데도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14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가결해 놓고 있다. 파업에 들어가면 2012년 이후 6년 연속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또한 수주절벽으로 4·5도크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위기 속에서도 강경 투쟁에 나서고 있다. 2016년 임단협을 지난해 5월10일 노사 상견례 이후 지금까지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 경제가 과거와 같은 번영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노·사·정, 시민이 함께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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