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광역시 승격 20년 만에 환경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뤄 공해도시에서 생태환경도시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광역시 승격 당시와 올해 각종 환경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로, 광역시 승격 당시인 1997년만해도 울산의 젖줄 태화강은 오·폐수로 생명력을 잃어 비만 오면 물고기 수만 마리가 떼죽음하는 ‘죽음의 강’이었다. 공단에서 내뿜는 악취로 도심 전체는 숨쉬기조차 어려운 상태였다. 그야 말로 최악의 환경에서 맞은 울산광역시 승격이었던 것이다. 시는 20년간 태화강 살리기 등 분야별 다양한 환경정책을 추진했다. 2005년부터 태화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하수관거 정비, 퇴적 오니 준설, 수중·수변 정화사업 등 27개 사업에 총 6584억원을 투입한 결과 태화강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1997년 5등급(10ppm)에서 2017년 1등급(1.2ppm)으로 맑아졌다. 공업용수로도 사용하지 못하는 오염된 강, 태화강이 철새의 낙원이 되었고, 사라졌던 연어, 황어, 은어가 돌아오면서 수달과 같은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십리가 넘는 대숲 산책로와 계절별 초화단지가 가꿔지는 태화강 대공원은 전국에서 이름난 생태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2013년 ‘대한민국 20대 생태관광지’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에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울산시는 태화강 일원을 내년에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받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대기질 개선이다. 시는 2000년 기업체와 자율환경협약을 체결하고 노후설비 교체, 방지시설 개선 등 환경투자를 유도해 2016년까지 299개사에서 3조507억원을 들여 환경설비 개선에 나섰다. 대기오염 물질은 7만1273t, 휘발성유기화합물은 9067t을 저감했다. 대기오염 물질 중 아황산가스(SO2)와 일산화탄소(CO)의 농도는 1997년 대비 각각 63%(0.019ppm에서 0.007ppm), 44%(0.9ppm에서 0.5ppm) 줄었다. 그렇지만 오존과 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증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얼마전 측정된 울산의 미세먼지(PM10) 최고값은 177㎍/㎥(매우나쁨)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122㎍/㎥), 인천(117㎍/㎥)보다도 훨씬 높았다. 초미세먼지(PM2.5) 역시 최고값 110㎍/㎥(매우나쁨)로 가장 높은 값을 기록했다. 대기환경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통합대기환경지수(CAI)도 울산(215)이 가장 높았다. 중화학, 조선, 항만 등 다양한 고농도 대기오염배출원이 산재한 지역사정과 연계돼 있다.

개선을 위해서는 산업지역 또는 도시지역 등 거점별 미세먼지 감축 기준을 설정하고 가장 적절한 기술력을 투입해 저감시키는 대책수립이 절실하다. 지역특성에 부합한 최적의 맞춤형 대기환경 개선 대책을 의미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 울산시의 의지가 보태진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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