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골반염·난임 등 후유증 유발
과도한 세정제 사용 증상 악화시켜
무리한 다이어트·냉방기 사용 자제

▲ 최은정 프라우메디 산부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시기다. 그러나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유독 집중력 감소와 무력감, 피곤, 복통 등의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을 휴가 후유증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날리고 피로를 풀기 위해 떠난 휴가에서 컨디션 관리를 못 하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여성들은 휴가 후유증 외에도 평소보다 더 많은 감염성 질환을 겪기도 한다. 이중 여성들을 괴롭히는 고질적인 질환인 질염의 증상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성 75%가 경험하는 ‘여성의 감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2016년 ‘질 및 외음부 기타 염증’ 환자가 6월 17만5126명, 7월 17만7137명, 8월 18만5585명으로 여름철에 특히 급증하고 있다.

질염은 전체 여성의 약 75% 정도가 경험하며 이중 최소 50% 이상 재발해 ‘여성의 감기’라고도 불린다. 단순한 질염이 여성의 질환에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발생하면 자궁경부염과 골반염 등의 만성 골반염, 난임, 자궁외 임신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관리가 필요하다.

최은정 프라우메디 산부인과 전문의는 “평소 여성의 질 내에는 정산 균, 특히 유산균이 많이 분포함으로써 질 내부의 적절한 산성도를 유지시킨다”며 “균은 비정상적인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시키나, 다양한 이유로 유지되던 질 내의 산성 환경이 깨지면서 혐기성 세균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면 나타나는 증상이 질염”이라고 설명했다.

질염은 세균성, 칸디다성, 트리코모나스성으로 분류된다.

세균성질염은 염증성으로 생선 비린내가 나거나 회백색 질 분비물이 많아지는 증상이 있다. 칸디다성 질염은 곰팡이성으로 여름철에 빈번하게 발생한다.

우유찌꺼기나 두부 으깬 것 같은 하얀 분비물이 나오며,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소변시, 성관계 중·후 통증이 수반된다. 거품섞인 질 분비물이 나오거나 악취가 난다. 특히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다녀온 후에 나타날 수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 냉방기 사용 자제해야

이러한 질염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소 건강한 여성의 급성 질염은 치료없이도 70~80%는 정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증상이 반복되고 외음부가 심하게 가렵거나, 우유찌꺼기나 두부 으깬 것 같은 분비물이 나온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다.

간단한 질 분비물 검사나 정밀 염증 검사를 진행해 원인균을 찾고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질염 증상이 나타나면 질 세정제로 자주 씻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과도한 세정제 사용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여름철에 유독 여성 질환자들이 급증하는 것은 날씬한 몸매를 위한 단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와 고온다습한 기후, 물놀이, 짧아지는 여성들의 하의패션과 과도한 냉방기 사용, 차가운 음식 섭취 등으로 인해 세균의 번식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성들은 특히나 여름철의 자궁 질환에 신경을 써야한다.

최 전문의는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씻은 후 충분히 말리고, 평소 통기와 환풍이 잘 되는 생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도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증상이 계속 유지되거나 불편함이 있다면 반드시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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