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울산교육연수원 이전건립 사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울산시교육청과 동구청의 지난한 협의에서 벗어나 교육청이 독자적으로 부지 선정에 들어간 것이다. 교육청은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곳의 부지를 선정한 다음 교원과 공무원 등 교육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 설문조사가 끝나는 9월 입지선정위원회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곳의 후보지를 정하면 시교육청이 정책회의를 거쳐 최종 입지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로 진행되면 2019년 12월까지는 이전이 완료될 수 있다고 한다.

대왕암공원 내에 자리한 교육연수원이 공원개발에 밀려 옮겨가야 할 5곳의 후보지는 남구 태화중학교 인근, 남구 연구정보원 인근, 동구 문현삼거리, 북구 옛 강동중학교, 울주군 행복학교 인근 등이다. 지난 6월에만 해도 폐교부지 활용으로 가닥이 잡혀 가더니 정작 설문조사에 올려진 5곳의 후보지 가운데 폐교는 1곳 뿐이다. 지난 4월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폐교 활용을 권고한 바 있다. 부지확보나 예산절감 등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폐교만을 대상으로 놓고 설문조사를 할 경우, 입지선정의 한계와 지역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교직원단체의 반발 때문인지 후보지가 다양해졌다.

교육연수원을 사용하는 주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설문대상자가 모두 이해당사자라는 맹점도 고려돼야 한다. 각 후보지의 장단점과 소요비용, 전경 등이 제공된다지만 실제 이용자인 응답자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기에 하는 말이다.

교육연수원 이전은 10년 묵은 교육계 숙원사업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부지선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여론수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산 확보가 용이하고 빠른 시일에 착공이 가능해야 한다는 현실적 여건이다. 게다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도 통과해야 한다. 현명한 판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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