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분기 시·도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올해 4~6월 전국에서 소매판매가 가장 크게 감소한 지역은 제주(-3.2%)와 울산(-2.1%)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다. 두 곳 모두 소비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대형마트 판매가 각각 12%(제주), 3.5%(울산)씩 줄었다. 대형마트가 이럴진대, 재래시장과 동네 슈퍼, 편의점 등은 오죽할까 싶다. 조선·자동차 협력업체가 밀집한 일반산업단지의 한 편의점 업주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지갑을 닫고 있다”면서 “연장근로 등이 사라지면서 수입이 줄어든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송금하고 나면 쓸 돈이 없어 맥주 한 캔 사는 것도 망설이는 형국”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신호탄이 아닌지 되묻는다.
울산의 업종별 종사자 비율은 조선업 29.9%, 자동차 24.9%, 석유화학정제 12.3% 순이다. 울산 경제를 이끄는 3대 축으로, 그 가운데 조선업 부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개선될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조선업황을 나타내는 선박·보트 건조 생산지수가 지난해 -15%에서 올 상반기 -19.6%로 더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 공장도 생산 부진을 겪고 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생산지수 역시 지난해(-2.8%) 마이너스로 전환된 뒤 올 상반기 -1.3%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도 밝아 보이지 않는다. 위기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할 노사는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사측이 아무리 위기를 호소해도 강성노조는 아랑곳없이 제 갈 길만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단협조차 매조지 못했고, 현대자동차도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의 소용돌이속에 빠져 있다. 피해는 협력업체들의 몫이다. 이래 저래 시민들의 지갑이 닫힐 수밖에 없는 상태로, 울산경제가 참으로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