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키로 최종 합의했다. 더불어 임금 최고점을 조정해 육아·교육 등 자금 수요가 클때 높이는 방식으로 임금구조를 개선, 근로자의 역량·생산성과 생애주기에 기반한 SK식 임금체계를 도입했다. 국내 기업 최초의 노사 합의로, 매년 반복되는 소모적인 임금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상생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노사는 ‘기본급 1% 사회적 상생 기부’도 합의, 협력사 복지와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키로 해 ‘사회적 상생’이라는 의미있는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어 우리 사회 전체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합의안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임금인상률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한다. 즉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로 결정된 것이다. 상호 간 신뢰에 기반한 임금 교섭 프레임을 도입함으로써 노사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일시에 해소, 생산성 향상과 함께 노사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또 근로자 임금체계도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 틀을 깨고, 근로자의 역량·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구조로 개선했다. 우리 사회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양극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책임감있게 나서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SK이노베이션 노사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노사는 또 회사의 발전이 구성원 뿐 아니라 협력사 및 사회적인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데 합의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이 2007년부터 자발적으로 해 오던 ‘1인 1후원계좌’ 기부를 노사가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문화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제도화한 것으로, 구성원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기부액만큼 회사도 매칭 그랜드(Matching Grant)로 기부금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기부금은 협력업체 구성원 복지 향상을 위한 기금과 기존 1인 1후원 계좌를 통해 지원해 오던 소외계층 지원에 활용될 예정이다. 오는 10월1일부터 실시된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은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가 발전돼 딥 체인지(사업구조의 근본혁신)2.0 성공에 필요한 획기적인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고, 기업가치 30조를 넘어 50조, 100조의 새로운 딥 체인지를 위한 훌륭한 추진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묵 노조위원장도 “조합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기업 노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한 결과”라면서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이 구성원 및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개정된 정관에 반영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경영철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 노사의 노력으로, 매년 임금 인상을 놓고 갈등이 심한 국내 산업계의 잘못된 노사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