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일로를 걷던 울산공항이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취항으로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수년간 논의돼왔던 ‘울산항공’ 설립이 지난 2015년 9월 사실상 무산되고 2년여만에 저비용항공사(LCC)의 울산공항 취항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일단 ‘하늘길’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지만 장기적인 울산공황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교통편의 다양화, 특히 ‘하늘길’의 확보는 도시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산업과 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국내 하늘길의 다양화는 물론 국제 노선 개발도 절실하다. 3, 4년전 울산시가 직접 나서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350억~400억원으로 예상되는 자본금 확보를 위해 지역 상공인들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지역경기 악화가 겹치면서 투자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울산공항은 KTX울산역 개통과 더불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공항이용률이 전국 꼴찌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울산공항엔 일주일에 울산~김포 68편, 울산~제주 4편만 운항된다. 올해 1~5월 이용객은 적을 때는 월 3만8143명, 많을 때는 4만8434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울산공항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부산·대구공항의 이용률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공항이 포화상태가 되자 저비용항공사들이 울산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김해공항을 이용해 제주를 다녀온 울산시민들은 연간 약 25만명이다. 울산공항에서 제주를 오간 승객(2만5000명)의 10배다. 울산~제주 항공 편수를 늘리면 20만~30만명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오는 10월 시범운항에 나선 다음 곧 본격 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11월말부터 운항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올 연말부터 울산~제주, 울산~김포 항공편이 하루 86편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저비용항공사는 국제선 취항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들 항공사들은 울산공항 활성화라는 대의명분을 가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수요 부진으로 목표만큼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면 곧바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10여년 후면 부산 신공항이 완성되고 대구공항이 이전확장될 예정이다. 이는 공항활성화에 대한 울산시의 대책이 여전한 과제라는 말에 다름아니다. 부산과 대구 공항의 포항상태에 따라 얻게 된 릴리버(Reliever·구원) 공항에 만족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제주항공·에어부산의 취항을 기해 숨고르기를 하면서 ‘에어울산’ 설립 등의 또다른 대책 수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하늘길이 막히면 ‘산업수도’의 명성을 이어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관광도시’로 거듭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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