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주민협-KR에너지 합의에 청년회 등 3개 단체 재협상 요구

▲ 장생포 비상대책위원회(장생포 청년회·경로회·발전협의회)가 12일 울산시 남구 매암동 KR에너지 앞에서 장생포 주민협의회가 KR에너지와 맺은 합의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장생포주민협-KR에너지 합의에
청년회 등 3개 단체 재협상 요구
발전기금 10억 일시지급 주장도
주민 마찰로 8개월간 기금 묶여

울산 남구 장생포의 한 고형연료 소각시설 업체 가동을 조건으로 지급하기로 한 발전기금을 두고 주민단체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남구 장생포 비상대책위원회(장생포 청년회·경로회·발전협의회)는 12일 남구 매암동 KR에너지 앞에서 “장생포 주민협의회가 KR에너지와 맺은 합의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협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KR에너지는 고형연료를 소각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스팀(증기)을 지역 대기업에 판매해 수익을 내는 업체로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다.

장생포 주민협의회는 환경오염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9월부터 고형연료 소각시설 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고, 지난 1월 사측과 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KR에너지 측이 올해 발전기금 3억원을 내고 내년부터 향후 20년간 매년 발전기금 2500만원 지원(총 5억원), 환경오염 관련 현황판 설치, 장생포 주민 우선 채용 등 15개 항목이다.

합의안에는 주민협의회가 장생포 청년회 등 다른 단체들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이를 해결한다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비대위 측에선 합의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KR에너지측이 향후 합의안을 파기할 수도 있다며 10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주민협의회가 주민들과 토론이나 의논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합의안을 도출한 것이어서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주민협의회는 지난해 9월부터 KR에너지 가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3개월이 넘도록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집회를 벌였고, 당시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청년회 등이 뒤늦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반박한다.

또 KR에너지 가동으로 인한 피해는 미래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 일시금이 아니라 매년 일정액을 20년간 지급하도록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의안이 도출된 지 거의 8개월이 지나도록 주민협의회와 비대위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KR에너지의 장생포 발전기금은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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