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도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스카이워크 열풍에 동참한다. 울주군이 간절곶에 국내에서 가장 긴 스카이워크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기본설계 중인 이 스카이워크는 총연장 320m 폭 3m 규모다. 높이는 수면으로부터 15m다.

스카이워크는 부산과 단양, 춘천, 마산 등 전국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바다와 산, 강 등의 자연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모험을 즐기는 젊은 층을 끌어들여 관광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울주군도 지명도에 비해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간절곶에 스카이워크를 설치, 핫플레이스를 만들면 관광효과가 증대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선 투자에 비해 효과가 얼마나 될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이미 스카이워크가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생겨 희소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스카이워크는 약간의 모험성이 있기는 하나 변화가 없어 한번 이상 중복체험 가능성이 높지 않다. 스카이워크 설치에 드는 예산은 25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연경관 훼손이 지나친 것은 아닌지, 간절곶에 어울리는 시설인지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간절곶은 다른 도시의 스카이워크 설치 지역과는 사뭇 다른 감성을 가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미 도시화·관광지화한 지역이 새로운 볼거리를 마련하는 것과는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울주군이 계획하는 간절곶 스카이워크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해안이라는 특성을 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자칫 간절곶의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만약 계획대로 스카이워크를 설치한다면 위치나 규모, 디자인 등에 대해 철저하고도 엄격한 검증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간절곶을 찾는 관광수요 증대가 절실한 만큼 즐길거리와 볼거리 확보도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볼거리든 즐길거리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선다면 간절곶만의 아우라를 살리는 종합계획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해안에서 간절곶만큼 분명한 이미지를 가진 곳이 또 있는가. 주변환경에 대한 고려나 장기적 안목 없이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는 대규모 시설을 했다가 고유성을 상실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늦었지만 간절곶이 우리나라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품격을 갖춘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재정비 계획이 세워졌으면 한다. 울주군은 다음달이면 스카이워크 기본설계용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로마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처럼 ‘천천히 서두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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