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주)가현 이틀간 협의...접점 없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언양시외버스터미널 폐쇄(본보 9월13일자 1면, 14일자 2면 보도) 문제를 놓고 울산시와 울주군이 운영사와 머리를 맞댔지만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터미널 폐쇄 철회를 요청한 시·군에 맞서 운영사 측은 이전을 위해 매입한 부지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는 등 강수로 대응하고 있다.

21일 울산시와 (주)가현산업개발(이하 가현) 등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터미널 폐쇄 여부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틀간의 협의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감정의 골만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현 관계자는 “임의로 폐쇄할 경우 면허를 박탈하고 고발조치한다는 등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일단 추석만 넘기자고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핵심은 신설 부지 이전여부인데 이에 대한 검토는 없이 타 부서로 책임을 떠넘긴다는 것이다. 경영난에 따른 회사측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협상의 여지도 남겨두지 않아 불만이 크다는 입장이다.

가현측은 “시가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10월1일 터미널을 폐쇄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있는 가운데 신규 부지로의 이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새 터미널 예정지로 매입한 옛 한국도로공사 영남지사 부지를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았다.

반면 시는 가현이 한 차례의 만남도 없이 공문만 보낸 채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이전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이용객이 급증하는 시점에 폐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시민을 볼모로 이익을 찾기 위한 방편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일단 폐쇄를 철회한 뒤 시간을 두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면서 외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언양이 선거구인 조충제·김영철 울주군의원은 “주말까지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군의회 차원에서 중재에 나설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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