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은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성명을 접한 북한 주민들의 ‘격앙된’ 반응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천만의 노성(怒聲)이 활화산처럼 터져 올라 온 강산을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 온 나라가 증오와 분노로 펄펄 끓는 거대한 용암”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분노한 북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전쟁 노병은 “탁구알(탁구공)만한 수소탄을 만들어달라. 그러면 백악관에 안고 들어가 트럼프의 더러운 살덩어리가 한 조각도 남지 않게 깨끗이 불마당질 해버리겠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신문은 “황철(황해제철소)의 용해공들이 세차게 끓는 쇳물 가마에 트럼프를 집어넣겠다고 윽윽 벼를 때 강선의 노동계급은 쇠장대(쇠막대기)로 그놈의 사지를 찍어 압연기로 밀어버리겠다고 노성을 터뜨린다”고 밝혔다.

또 “가을걷이에 여념 없던 농민들도 시퍼런 낫을 번뜩이며 트럼프의 멱줄(멱살)을 단숨에 동강 낼 증오로 눈에서 시퍼런 불꽃을 펑펑 튕기고, 이 땅의 철부지 어린 것들까지 ’트럼프 개XX‘를 부르짖으며 지구의(지구본)에서 미국을 찾아 빡빡 그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민이 터치는 노성, 인민이 뿜는 분노, 천만이 외치는 증오의 함성으로 수천만도(℃) 달아오른 분노의 용암, 복수의 거대한 활화산이 펄펄 끓고 있다”라며 “조선의 분노, 이는 진짜 전쟁이 무엇인지 모르는 미제가 소스라치게 체험하고 꿈속에서도 악몽에 떨 무자비하고 철저한 복수전의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만약 우리에게 핵이 없었다면, 대륙간탄도로켓들이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 것인가”라고 자문하고 “벌써 이 땅은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처럼 처참한 폐허가 되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천만이 당의 두리(주위)에 성새로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 혼연일체의 위력이 진짜 조선의 국력”이라며 “우리는 김정은 동지를 위함이라면 목숨도 기꺼이 바칠 것이며 그 길에서 천만이 핵폭탄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노동신문은 이날 ‘천만의 심장이 분노로 끓는다. 악의 화근인 미제를 이 행성 위에서 영영 쓸어버리자’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성명에 접한 주요 간부들의 반응을 소개하는 글도 실었다.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임철웅 내각 부총리, 전용남 청년동맹 1비서, 박태덕 황해북도 당 위원장, 장철 국가과학원 원장 등 각 분야의 핵심간부들이 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기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뉴욕 현지시간) 행한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칭하며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22일 ‘국무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 연설 내용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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