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해보다 긴 추석 명절 연휴에 들어간다. 10월4일은 추석이다. 음력 윤오월이 들어 지난해에 비해 20일 가량 늦어졌다. 그만큼 햇곡식과 햇과일도 풍성하다. 한해 농사를 끝내고 수확물로 조상께 감사제사를 지내는 마음이야 어찌 풍요롭지 않으랴. 하지만 현실은 그리 넉넉지만은 않다. 고향을 향하는 발길이 무거운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울산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28일 발표한 4분기 울산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으로 10분기 연속 기준치(100)을 밑돌고 있다. 8월 수출도 47억5천만달러로 19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면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9개월 연속 2%대로 급등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좋았던 기억이 아득하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 5일 발표한 8월 BSI는 58로 전월대비 16P나 떨어졌다. 2011년 6월 이후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70여개월째 기준치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악화 장기화를 극복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그래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한가위다. 사고 없이 건강하고 알찬 긴 연휴를 보냈으면 한다. 울산시는 추석연휴동안 울산을 드나드는 차량이 2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자 정보력을 동원해 정체시간을 피해 움직이는 한편 무엇보다 안전운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울산시는 성묘객을 위한 특별 교통대책도 세우고 있다. 울산지역 곳곳에서는 문화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태화강대공원 십리대숲걷기에 참여하면 대나무숯과 억새스틱을 기념품으로 주는 쏠쏠한 재미거리도 있다. 대숲입구엔 널뛰기, 윷놀이, 굴렁쇠 등 민속놀이 체험마당도 조성돼 있다. 울산박물관에서도 소원지쓰기, 제기만들기 등의 세시풍속 체험과 사물놀이·비보이공연을 마련한다. 오랜만에 고향 울산을 방문한 출향인이라면 긴 연휴를 맞아 ‘동네 한바퀴’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대왕암공원과 강동해변, 장생포 고래마을, 중구 문화의 거리, 남구 왕생이길 등에서 확 달라진 울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이웃을 없는지 주위도 한번 둘러봤으면 한다.

본보도 긴 휴간에 들어간다. 주말인 내일(30일)자부터 휴간에 들어가서 공식적 연휴가 끝나는 10월10일자부터 발행할 계획이다. 창간이래 가장 긴 휴간이다. 종이신문은 발행하지 않지만 인터넷 신문은 변함없이 실시간 뉴스를 전하며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려 한다.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구하며 건강하고 알찬 추석연휴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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