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누가 남자는 욕망의 브루스라 했든가. 남자들이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고 은연중에 남자임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 또한 남자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욕망의 브루스가 오랜 반복훈련을 통해 습관화되고 고착화될 때 남자의 의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인생의 폐해 또한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하겠다. 그 중에 백해무익한 담배를 어떻게 하면 딱 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흡연자라면 한두번 시도해 봤을 줄 안다. 어느 날 딱 끊을 수 없고 새해마다 다짐한 금연 의지가 작심삼일로 끝날 때 남자로서의 허망한 자신을 발견하고 끝내 부끄러워하면서 욕망의 브루스를 노래했던가. 이렇듯 남자의 의지하나 만으로는 쉽게 끊을 수 없는 것이 담배일 것이다.

의지와 용기의 개념을 정의해 보면 의지는 자기 자신과의 정신적 약속이고 용기는 상대와의 행동적 약속이다. 의지는 아무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깰 수 있지만 용기는 상대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쉽게 깰 수가 없다. 이러한 개념적 차원에서 행동으로 나타나는 차이는 크게 다르다 하겠다. 그래서 남자가 용기를 한번 낸다는 것은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에 용기에 대한 확고한 결단의 자세가 요구된다. 의지가 아닌 자아성찰을 통해 용기로 담배를 끊어보자.

첫째,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자. 둘째, 내 몸은 내 것이 아님을 알자, 셋째,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약속하자, 넷째, 하루아침 일순간에 결단을 내려 끊자. 이와 같이 자아성찰이 되었으면 구체적으로 끊는 방법을 알아본다. 인간은 태어나서 누구나 결혼을 하게 되는데 남녀 두 사람이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냥 같이 살면 될 것이지 왜 결혼식이란 이벤트를 거쳐야 할까? 친지 하객들을 모시고 백년해로의 약속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두 사람의 혼인을 하객들로 하여금 인정을 받고 두 사람 역시 선언적 의미로 믿음을 강화할 수 있게 하는 요식일 것이다. 먼저 아내가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 어느 날 퇴근해 오는 남편에게 깜짝 이벤트를 만들어 본다. 미리 생일 케이크를 몰래 사다가 숨겨놓고 아이들에게 이벤트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협조를 구한다. 아빠가 퇴근해 오면 보통날처럼 씻고 저녁식사를 마치게 한 뒤 온 식구가 거실로 모이게 한다. 그때 아내는 준비한 케이크를 꺼내 놓고 남편한테 초에 불을 붙이게 한다.

그리고 조용히 남편한테 약속을 물어본다. 여보. 우리 아이들 사랑하지? 그리고 나도 사랑하지? 라고 물어보면 아빠는 이게 무슨 수작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면 여보 어쨌든 사랑하지? 라고 다시 다그쳐 물어보면 엉겁결에도 물론 사랑하지 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이때 약속을 받아야 한다.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 그리고 나를 사랑한다면 이 자리에서 금연 약속을 해 보라고 한다. 이때 아이들도 거들게 한다. 그러면 할 수 없는 듯이 금연 약속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과 같이 아빠를 포옹해 주면서 모두 박수로 금연축하노래를 부른다.

다음은 본인이 분위기를 마련하고 약속을 해보자. 어느 날을 정해 식구들을 다 모이게 해 놓고 퇴근해 오면서 케이크를 사온다. 초에 불을 붙인 다음 고해성사를 해 보자. 아빠가 너희들한테 하나 약속을 할께. 지금까지 아빠는 내 기분대로 내 고집대로 살아왔어. 그래서 너희(당신)들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더 이상 담배를 피울 수가 없어. 지금 이 순간부터 담배 끊을 거야. 하면서 담배와 라이트를 꺼내 놓는다. 그리고 초에 불을 끄고 모두를 한번 씩 포옹해 준다. 금연축하노래를 다 같이 부른다. 어린 가슴에 아빠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영원히 지워지질 않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면 영원한 금연의 길로 갈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로 가족분위기는 한결 밝아지고 사랑의 신뢰는 강화되어 더욱 행복을 느낄 것이다. 피워야 하는 당위성보다 끊어야 하는 당위성에 긍정할 줄 알자. 인간이 스스로 반성할 줄 모르면 신이 인간에게 반성의 기회를 준다는 사실을 깨닫자. 그리고 사회적 다수의 긍정에 동참하고 선진적인 사고를 갖자. 이것은 자아성찰을 통해 남자로서 아빠로서 마지막 용기로 생각하고 한번쯤 시도해 보면 결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변종수 개인택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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