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아트그라운드hQ - 기라영 대표

▲ 아트그라운드 hQ는 지역 예술가들의 공유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공간 대표인 기라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창작부터 문화기획까지
예술분야 전방위 종횡무진
복합문화공간 직접 마련해
새로운 시도·교류 적극적

기라영(37) 작가는 요즘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 청년작가 중 한 명이다. 동·서양화를 오가는 개인의 창작업은 물론 각종 전시행사 기획자로서, 문화예술교육자로서도 활약할 뿐 아니라 예비문화기획자들의 담론현장에서도 언제나 그를 볼 수 있다. 또 있다. 한 달에 한 번, 경상일보에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칼럼니스트로도 이름을 올리고, 최근에는 예술과 사람을 잇는 복합문화공간을 직접 마련해 새로운 시도를 수용하는 개념공간 운영자로도 한걸음 내디뎠다.

그가 만든 아트그라운드 hQ는 NH농협은행 옥교동지점 뒤편에 있다. 낡은 건물 2층은 십수년간 노래방이었는데, 지난 4월 사무실과 창고를 갖춘 갤러리로 새롭게 만들었다. 기 작가는 공간이름 ‘hQ’를 두고 ‘하이 퀄리티’(High Quality)를 지향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아니다. 그는 이 공간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예술은 혼자 할 수 있는 놀이가 아니다. 관계 속에서 변화를 수용하고, 스스로 반응하며, 진화하는 생명체와 같다.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하는 일을 도모하는 공간이 필요했다. ‘hQ’는 그 일을 담당하는 ‘헤드쿼터’(headquarter)이자 공간이름 앞에 붙은 부연설명처럼 ‘아트 그라운드’인 것이다.

“큐레이터로 일하던 레지던스공간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게 됐죠. 충격이 너무 컸어요. 공들인 네트워크가 한순간에 무너진 느낌? 이 공간은 그 같은 상실감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작업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는 작업실이자 새로운 관계를 위한 희망공간이 되고 있어요.”

그는 작가의 작업을 존중하는 공간을 운영하고자 한다. 잘 팔리지 않아 전시를 기획한 공간 대표에게 큰 돈을 안겨주진 않아도 실험적인, 대안적인 작품을 소개하고 싶다. 작품만 걸어놓고 제대로 알리지않는 일도 용납할 수 없다. 시민들이 예술을 탐미하도록 끊임없이 관심을 유도하는 일도 창작 못지않게 중요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이라 생각한다.

hQ에서는 오는 20일부터 울산대 예술대학 하원 교수의 개인전이 시작된다. 연말까지는 박소현, 곽영화, 이완승, 권성옥 작가들의 개인전도 열린다. 가까운 시일 내 기라영 자신의 개인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매달 둘째주 수요일에는 ‘마음이음밤극장’도 열린다. 갤러리를 시네마관으로 활용해 울림이 깊은 영화를 함께 관람하는 행사다.

기라영 작가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뒤 일본 타마미술대학교 대학원으로 유학, 조선민화의 현대적 표현을 고찰하는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총 7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울산북구예술창작소 큐레이터로 일했다. 현재 울산문화재단 지역문화전문인력양성과정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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