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욱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병원에 있다보면 “산모가 임신 중에 주사를 맞아도 되나요?”라고 많은 분들이 물어본다. 아무래도 임신 중이라면 약 복용이나 주사를 맞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신 중이라도 반드시 접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임신 중 맞을 수 있는 예방접종은 다음과 같다.

요즘 들어 산모와 보호자들이 궁금해 하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백일해, 파상풍 예방접종이다. 이를 통틀어 Tdap 백신이라고도 한다. 우선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그람 음성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흡’하는 소리,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특징적인 기침 양상을 보여 서양에서는 ‘Whooping Cough’라고도 불린다.

백일해는 직접적인 접촉이나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간에 의해서만 감염이 되며 6개월 미만의 영유아에서 증상이 가장 심하다. 합병증으로는 폐렴, 호흡곤란으로 인한 저산소증에 의한 경련 및 뇌손상 등이 발생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백일해의 주 감염원은 다름 아닌 가족인 경우가 제일 흔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청소년과 성인에게 추가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국에서는 27주에서 출산 2주전까지 예방접종을 맞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생아와 접촉하거나 아이를 정기적으로 돌볼 엄마, 아빠, 형제, 자매 등 기타 성인들은 백일해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접종 후에 생긴 항체는 시간이 지나가면 역가(항체·항원 활성의 단위)가 떨어지게 되므로 임산부는 매번 임신할 때 마다 접종을 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음으로 신생아 파상풍은 엄마가 파상풍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경우 발생한다. 신생아에게서 파상풍이 발생하면 근육이 마비되어 젖을 빨거나 침을 삼키기 어려우며, 심한 경우 활모양 강직과 경련이 일어나 사망할 수도 있다.

파상풍에 대한 산모의 적절한 면역은 본인은 물론 신생아 파상풍과 모계로 전염되는 파상풍을 예방하는데, 백신 접종을 통해 생성된 엄마의 파상풍 항체는 태아순환을 통해 태반으로 들어가 태아를 보호한다.

임신 중에 예방접종을 맞은 경우 생백신은 태아에게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사백신의 경우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백일해, 파상풍 예방접종은 사백신으로, 산모분들이 꼭 맞는 것이 좋다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권장하고 있다.

정선욱 보람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