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그라운드hQ에서 30일까지

높이 2m·폭 6m 작품 등 시선압도

▲ 하원 울산대 미술학부 교수의 개인전이 30일까지 아트그라운드 hQ에서 열린다. 전시회장 자신의 작품 앞에 선 하원 교수. 김동수 기자 dskim@ksilbo.co.kr
독특한 입체작업을 선보여 온 하원(울산대 미술학부 교수) 작가가 울산시 동구의 주전 바다를 주제로 개인전을 시작했다. 아트그라운드 hQ에서 30일까지. 기념식은 20일 오후 5시부터.

갤러리에는 병풍 형태의 대형작품 1점과 사각형 및 부채꼴 형태의 중·소형작품 6점이 세워져 있거나 걸려있다. 모두 ‘렌티큘러’를 활용했다. 3차원 안에서 공간감을 표현한 홀로그램과 달리 렌티큘러는 평면안에서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만드는 인화 기법이다. 오랫동안 이 작업을 고수해 와 이제는 하원 교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고있다.

높이 2m, 폭 6m의 대형 작품 속에는 주전의 파도와 몽돌이 담겨있다.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정지된 화면이 같이 움직인다.

“주전 바다에 처음 봤을 때, 그 날의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너울거리는 파도와 몽돌이 쓸려가는 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오랫동안 이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하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선보이네요. 제 작업이 일반적인 평면과 달라 좀 강렬하죠. 그래서 그에 맞는 공간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갤러리 hQ공간을 보고나서 개인전을 준비하게 된 겁니다.”

그의 작품은 가만히 서서 관람할 수 없다. 그가 만든 바다의 세계는 4장의 실제 바다 사진을 하나로 합성한 것.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파도가 밀려왔다 하얗게 부서지는 과정이 반복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 속에는 거울에 비친 관람객의 모습도 들어가 있다. 사진 속 바다 풍경과 거울 속 본인의 이미지가 중첩 돼 마치 그 곳에 가 있는 듯한 착각을 유도하려는 작가적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제 작업은 반복과 차이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자아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다는 철학적 사유에서 출발합니다. 작품 속에는 항상 관찰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등장하죠. 보이는 풍경들은 변화의 법칙을 따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우리의 기억과 감성에 특별한 각인을 남깁니다. 관람객들이 이 공간을 거닐며 잊혀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원 작가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Tyler School of Art(Temple University) 대학원에서 석사(판화전공) 학위를 받았다. 총 16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 1999년 울산대 미술대 교수로 와 현재는 울산대학교 예술대 학장을 맡고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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