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암각화박물관 ‘영화의 선사시대’ 전시 기획자 마크 아제마

▲ 암각화박물관 ‘영화의 선사시대’ 전시 기획자 마크 아제마

암각화박물관 특별전서 영화-선사시대 미술의 연관성 다뤄
“영화 이전의 역사에서 상상을 어떻게 펼쳐냈는지 만나보길”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벽화가 있는 쇼베 동굴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영화관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14일부터 열리고 있는 특별전 ‘영화의 선사시대-선사미술에서 영화의 기원을 찾다’의 기획을 맡은 마크 아제마(사진) 감독은 인류가 그림을 그린 순간부터 ‘영화’에 대한 갈망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그림이 영화로 구현되기까지의 역사를 한번에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제마 감독이 선사시대 미술과 영화의 연결점을 찾은 것은 대학교 시절부터다. 대학시절 고고학과 영화학을 전공한 그는 자연스레 동굴벽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프랑스 남부 지역에 있는 라바쉬 유적에서 사자 3마리가 뛰어가는 장면을 담은 벽화를 보는 순간 영화와의 연결고리를 찾았다고 한다.

그는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지만 과학적으로 분석을 해야 하는 학술적인 영역에서는 다루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논문과는 별개로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을 통해 내가 생각했던 영화와 선사시대 미술의 연관성에 대해 다뤘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제마 감독의 저서 <영화의 선사시대>는 이번 전시의 도록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특별전과 그의 저서는 쇼베 동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아제마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이론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쇼베 동굴 벽화는 3만6000년 전에 그려진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벽화다.

그는 “지난 1997년에 쇼베 동굴 유적조사단에 소속돼 조사에 참여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쇼베 동굴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벽화가 그려진 다른 유적들도 많지만 쇼베 동굴만큼 완벽할 수 없다. 전체적인 장면이 펼쳐지는 파노라마, 각각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퀀스 등 영화적 기법 등과 더불어 넓게 형성된 동굴 자체가 하나의 영화관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뤼미에르 형제의 영사기 등이 만들어지면서 영화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알지만, 이미 선사시대부터 인류의 역사 속에서는 ‘영화’가 함께 해왔다”며 “이번 전시에서 ‘영화’라는 개념도 없던 영화 이전의 역사에서 인류가 어떻게 자신들의 상상을 펼쳐냈는지 만나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이우사기자 woosa@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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