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갑다. 떨어지는 기온만큼 사람들의 어깨가 움츠러들고 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일수록 더하다. 드러내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추운 날씨가 가진 것 없는 사람의 곤궁함을 쉽게 들춰내기 때문이다. 사계절 중 다른 계절은 제쳐둔채 유독 겨울을 맞아 불우이웃을 되돌아보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겨울의 정점인 연말연시가 절정을 이룬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오는 20일부터 ‘희망2018 나눔캠페인’을 시작한다. 2018년 1월31일까지 73일간 실시된다. 어려운 지역경제 사정 때문에 올해 모금 목표를 전년보다 소폭 상향, 69억원으로 잡고 있다. 개인기부는 14억6000만원, 법인기부는 46억3986만원, 기타 8억원이다. ‘나눔으로 행복한 나라’라는 전국 공통 캠페인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나눔으로 행복한 울산을 향한 발걸음이기도 하다.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어졌으면 한다.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적은 없다. 추운 겨울 날씨도, 어려운 경제사정도 문제되지 않았다. 오히려 경제사정이 어려울수록 어렵고 힘든 이웃을 되돌아 보는 사랑의 마음은 커져만 갔다. 불황에도 기업에서는 나눔을 잊지 않고, 개인기부 또한 날로 확산, 생활속 나눔문화를 정착시켜 가고 있다. 울산 희망 2017의 경우 목표액 58억5800만원을 훌쩍 뛰어 넘은 67억6600만원을 모금, 목표액 대비 115.6%를 기록했다.

울산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의 그늘에 가려 어려운 삶을 이어가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 갑작스런 실직과 예고없이 찾아든 병마에 시달리면서 힘겨운 순간을 견디고 있다. 재기와 자립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지만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들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망에서 소외된 채 최악의 고비를 넘기 위해 발버둥치기도 한다. 작은 나눔만으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을 수 있는 이들을 향한 울산 시민의 따뜻한 사랑이 제대로 전달돼 한줄기 빚이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