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조류 전문가들이 울산을 찾는다. 17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1일까지 5일간 울산에서 ‘제8회 아시아버드페어(ABF)’가 열린다. 명칭은 아시아버드페어이지만 아시아 뿐 아니라 유럽과 아프리카 등 21개국 42개 단체와 국내 관련 단체 40여개 등 3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겨울철을 맞아 태화강 일대를 까맣게 물들이고 있는 떼까마귀의 군무가 세계 조류 전문가들을 불러 모은 것이다. 한 때 공해 도시로 불렸던 울산, 대표적 흉조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움을 받았던 까마귀의 기적과도 같은 화려한 변신이다.

아시아버드페어는 2009년 태국에서 시작돼 매년 아시아 지역을 돌며 개최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말레이시아와 개최도시를 두고 경합이 벌어졌으나 10만마리에 이르는 떼까마귀가 도심 하늘에서 펼치는 군무가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울산이 아시아지역의 대표적 ‘새의 도시’로 국제적 인정을 받은 셈이다.

이번 행사의 성공적 개최는 관광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머무르는 관광지로서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 ‘탐조관광도시’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갖추는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탐조관광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나들이객들은 교육적 효과가 크고 체험이 가능한 생태관광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는 물론 울산시가 외국 전문가들로부터 지속가능한 ‘새의 도시’가 되는 노하우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도 모두가 관광가이드가 되어 국내외 손님들에게 감동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떼까마귀의 군무가 이번 버드페어 참가자들의 가장 큰 주목을 끌기는 하겠지만 떼까마귀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릴 지도 고민해야 한다. 5일간의 프로그램 중에는 태화강 일원 자유 탐조와 태화강~외항강~반구대 탐조 투어, 탐조대회 등도 들어 있다. 사계절 탐조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참가자들이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백로 등 다른 계절의 철새에 대한 홍보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참가자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울산은 시민들의 힘으로 공해도시를 극복하고 생태도시로 거듭난 감동의 스토리를 가진 도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탐조관광도시로는 순천만과 창녕 우포늪, 주남저수지, 금강하구 등을 꼽을 수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태화강의 재생 스토리는 이들 도시와 가장 차별되는 점이다. 생태관광은 눈으로 관찰하는 볼거리 못지 않게 생태관광지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도 관광상품이 된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