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한의사
몸이 찌뿌둥할 때 무의식 중에 기지개를 켜거나 서로 등을 마주대고 하늘보기 운동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일생 생활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는 행동들이 곧 추나요법의 한 부분이다.

추나요법을 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힘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해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인체를 바로잡아 잘못된 자세와 체형을 교정하고 치료하는 수기치료법이다. 밀 추(推), 당길 나(拿)라는 한자표기에서 볼 수 있듯이 추나의 원리는 밀고 당기는 것이다. 추법은 통증부위를 밀어서 뼈나 관절을 조정하는 것으로 경락순환과 어혈을 푸는데 좋다. 나법은 통증부위를 잡고 당겨서 뼈와 뼈 사이를 늘려주어 퇴행성디스크와 같은 노인성질환에 이용된다.

특히 추나요법은 활용범위가 넓다는 특징이 있다. 추나요법의 종류에는 크게 정형추나와 도인추나가 있다. 정형추나는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관절의 구조를 교정하는 정골추나와 경혈과 경락을 자극해 기혈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경근추나가 있다. 도인추나는 위축되거나 단단하게 굳은 근육과 척추관절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로 활용된다.

추나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척추질환은 급·만성 요통과 목·허리 디스크, 퇴행성척추질환, 경추신경증, 염좌, 턱관절 장애 등이 있다. 관절질환 중에는 무릎관절염과 테니스엘보, 관절동통 등에 뛰어나다.

이러한 추나요법도 그동안 발달이 더디었다. 신체노출을 꺼리고 남녀의 동석을 허용하지 않았던 유교의 영향으로 한의학은 전통적으로 침이나 뜸, 약물요법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추나요법은 정식 수기요법이라기 보다는 민간요법 정도로만 인식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1992년 대한한의학회에서 추나학회(현 대한척추신경추나의학회)를 공식인준하면서 추나요법은 정식 의료행위로 현대인들 속에 자리잡게 됐다. 그럼에도 추나요법은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라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감에 치료받기를 망설이는 환자들도 더러 있었다. 이런 환자들의 부담이 내년부터는 크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추나요법은 내년부터 건강보험 급여화 완전 적용을 앞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월을 기점으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관절질환이나 디스크 질환이 주로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질환임을 감안했을 때 추나요법의 치료비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추나요법 급여화를 계기로 보다 많은 한방 치료법이 환자들의 치료에 널리 쓰이길 기대해 본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한의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