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기현 울산시장이 시의회 정례회에서 2018년 예산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했다. 김 시장은 내년에 울산시가 할 일을 △안전한 도시 구현 △4차 산업혁명 선도 △시민이 체감하고 기업이 동참하는 일자리 창출 △맞춤형 사회보장 강화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 조성 △생활 속 문화 확산과 관광산업 육성 △미래를 여는 도시기반 조성 등 7분야로 나누어 설명하며 내년도 예산을 3조4269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5.5% 증가했다. 대폭적으로 증가한 예산은 안전분야다. 20.1%나 늘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복지예산으로 30.9%다. 시대적 흐름과 정부 정책에 따른 결과다.

이 제안설명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대목은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 조성’이다. 사실상 안전, 산업, 일자리, 복지, 문화, 도시기반 등은 규모만 달라질 뿐 해마다 반복되는 예산이다. 반면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 조성’은 새롭다. 울산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분야로 해석된다. 물론 태화강국가정원 지정을 염두에 둔 예산편성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울산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의 강점을 살려 도시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하겠다는 전략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삶의 질과 정주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기대감을 갖게 된다.

이날 김시장이 언급한 이 분야의 구체적 전략을 보면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시민공감대 확산 외에 △항만 구역 대기오염 물질 저감대책과 실시간 유해대기 측정시스템 구축 등을 통한 대기환경관리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과 미포국가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착공 등으로 수질 환경 보전 △빛 공해·석면 등으로부터 생활환경 보호 등을 꼽았다.

특히 관심이 쏠리는 부문은 ‘빛공해’다. 울산시는 지난 2014년 5월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조례’를 제정했으나 빛공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울산의 관문인 KTX 울산역 앞, 남구 무거동 고속도로 입구 등의 모텔은 건물 전체에 현란한 조명이 번쩍인다. 도시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정도다. 태화강 십리대밭교를 비롯한 공공시설물의 조명도 정도가 지나쳐서 공해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시조명은 때론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홍콩이나 상하이 등 세계적인 조명관광도시도 울산처럼 현란한 조명을 막무가내로 설치하지는 않는다. 특정 구역과 시간대에 한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명의 색상도 절제와 통일성, 주변환경과의 조화 등이 전제돼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관문지역의 모텔과 공공시설물의 현란한 조명 정비가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 조성’의 첫번째 사업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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