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 증가 기대 ‘화색’

정유·유화업계, 정제마진 감소 영업익 줄까 ‘긴장’

▲ 경상일보 자료사진
올 들어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주력산업도 유가 상승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어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감소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물은 전일보다 0.41달러 상승한 배럴당 56.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거래소의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 전일보다 0.35달러 상승한 배럴당 62.5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9월 들어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 브렌트유 가격은 이라크의 키르쿠크 점령과 이란 핵협정 파기 가능성 등 중동 지역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한 10월말부터는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6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5년 6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 선물 가격도 지난 13일 배럴당 56.76달러까지 상승했다. 한달 전과 비교해 가격이 10% 가량 올랐다. 중동 정세에 민감한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한달새 13% 이상 올라 지난 6일 배럴당 61.8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유가 상승에 대해 지역 조선업계에는 웃음꽃이 핀 반면 석유화학·정유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조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안 및 심해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어나 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쉐브론 등 글로벌 석유업체들은 새로운 프로젝트 입찰을 개시하고 중단됐던 프로젝트를 재개하는 등 해양플랜트 발주 채비에 들어갔다.

현재 진행 중인 해양플랜트 주요 프로젝트로는 베트남의 푸꾸옥 페트롤리움이 발주하는 ‘블록B 가스 프로젝트’, 미국 쉐브론이 발주하는 ‘북해 로즈뱅크 프로젝트’, 영국 BP의 ‘또르뚜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등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4년 이후 발주가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참여해서 수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적자 주범으로 잘 알려진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는 지양해 부실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유가 민감 업종인 정유업계는 기름값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세가 지속돼 수출 상승을 야기하면 매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정유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정제마진이 줄어들어 영업이익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너무 오르면 제품 수요에 영향을 미쳐 정제마진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 역시 국제 유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나프타) 기반의 납사크래커(NCC)로 에틸렌을 가공하는 화학업체들은 유가가 과도하게 오르면 원가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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