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본교섭 직후 쟁대위 열고 사측 압박 지침 마련

27일부터 노사협의 전면중단…28일부터 정문출근투쟁

정기상여금 인상안 내년 상반기까지 합의엔 의견 일치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취임한 하부영 노조 집행부가 본격적인 실력행사를 예고했다.

노사는 2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단협 34차 본교섭을 열었다.

노사에 따르면 이날 본교섭에서 쟁점 사항을 두고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면서 별 소득없이 협상을 끝냈다.

노조가 임금과 성과급, 정년연장 등을 담은 일괄제시안을 요구하자 윤갑한 대표이사는 “현재 상황이 어렵고, 당장 일괄제시할 상황이 아니다. 실무교섭 후 2~3차례 본교섭을 하며 접근하자”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사는 현재의 정기 상여금 750%를 800%로 인상하는 안에 대해 향후 임금체계 개선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합의하자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뤘다.

노조는 이날 본교섭 직후 곧장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회사 압박을 위한 지침을 마련했다.

이날 중앙쟁대위 지침에 따르면 상무집행위원회는 오는 28일부터 각 정문 출근투쟁 및 철야농성에 돌입한다. 또 27일부터는 각 부문별 노사협의를 전면 중단(생산계획 설명회 제외), 사측 주관 교육 참여 중단(직무교육 및 연령별 생애교육 제외), 알바투입 및 불법촉탁계약직 투입 금지 홍보 등에 나선다.

합법적인 쟁의에 대한 사측 관리자의 개입이나 부당 노동행위 적발 및 현장 탄압 도발 시에는 보복 파업도 돌입할 방침이다.

다음 본교섭은 향후 실무교섭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노사는 지난 7일 열린 본교섭 이후 최근까지 수차례에 걸쳐 실무교섭을 이어갔지만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수준 등 핵심 쟁점에서 의견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 방침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노조는 15만원대의 임금 인상과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을 요구해왔다.

노사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연말까지 한달 남짓 시간이 남지 않은데다 실무교섭만으로는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날 본교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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