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첨단 3D프린팅 접목 -울산 신성장동력으로
5·끝) 제조업에 3D프린팅 날개 달고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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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콜럼버스 EWI 본원에서 연구원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시제품 제작을 하고 있다.

지역 산학연의 유기적 협력체계 필요
3D프린팅·적층기술 전문인력 확보 절실
자동차 산업, 시제품 제작·세공 등 적용
단종 부품 스캔한 뒤 역설계 제조 가능
폴리머 등 소재산업 분야도 육성 계획
“30년간 누려왔던 제조선진국의 위상
독자적 공정기술 확보땐 30년간 유지 가능”

울산은 전통의 제조업 도시에서 첨단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3D프린팅산업 메카 도시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정부의 지원속에 세계적 연구기관과 글로벌 3D프린팅 제조업체들의 유치와 이전 등도 3D프린팅 산업 육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하지만 원천기술 확보와 우수인력 양성, 인재육성 인프라, 기존 주력산업과의 연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장·단기적인 전략을 수립해 기술 저변을 확대하고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한 고급 교육과정의 개발과 활용 인프라 확대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국 내 유일하게 용접(접합)공학과가 있는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웨이 장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주력산업과 연결 고리 확보 필요

울산이 3D프린팅산업 메카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는 가운데, 3D프린팅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기존 주력 산업과 성공적인 연결고리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남훈 UNIST 교수(3D프린팅첨단생산기술연구센터장)는 “기반 기술의 개발을 위해서는 지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에서 3D 프린팅 전문 인력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현재 대표적으로 상용화된 3D 프린팅 공정들은 미국의 대학 연구소에서 개발돼 사업화 과정을 통해 3D프린팅 전문회사로 성장해 왔다”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지역의 주력산업과 연계한 응용기술 개발을 꼽았다. 그는 “현재 상용화된 3D 프린팅 장비·소재·소프트웨어는 미국 등의 선진국이 그 원천기술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부적 응용기술은 우리의 주력 산업과 연계해 개발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국내 3D 프린팅 기업들은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력 산업들은 한 단계 높은 기술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학연의 유기적인 연계와 협력도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 최대 3D프린팅 상용화 연구기관인 EWI와 오하이오주립대(OSU)가 대표적인 사례다. EWI는 OSU 캠퍼스 내에 자리를 잡고 이 대학의 용접(접합)공학과 및 GE 등 인근 기업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산학연 모범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울산도 이처럼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체가 3위 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웨이 장(Wei Zhang) 오하이오주립대 용접공학과 교수는 “OSU 용접공학과가 보유한 레이저 파우더 베드(Powder Bed) 장비를 이용한 금속부품 개발 및 평가 기술은 GE에서 인정받은 선진화 및 고급화 된 기술”이라며 “EWI가 OSU 내에 자리를 잡은 것은 전미에서 유일하게 용접공학과(MSE)가 있는데다 시설과 장비에서 뛰어났기 때문으로, EWI와 OSU MSE, 장비업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3D프린팅과 AM(적층제조) 기술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울산도 그런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적용범위도 무궁무진한 3D프린팅 산업에서는 3D프린팅 및 AM 관련 기술에 지식을 가진 숙련된 전문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지난 23일 울산 그린카기술센터에 문을 연 울산 3D프린팅 교육센터에서 오규택 울산시 행정부시장 등이 3D프린팅 장비를 둘러보고 있다.

◇산학연 협력체계·핵심 인재 육성도

3D프린팅 산업의 여러 분야 가운데 울산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와 지역 주력산업 가운데서도 접목시 시너지 효과가 높은 산업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티브 레베스크 EWI 콜럼버스 본원 운영책임자는 “울산의 산업 구조를 볼때 조선이나 정유·석유화학 보다는 자동차산업이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이나 툴링(세공) 등의 분야에서 AM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며 “특히 완성차 제조업체 보다는 정밀한 부품 제작 등이 필요한 자동차부품업체들이 AM 기술을 도입했을 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재현 대구 3D융합기술지원센터 인프라운영부장도 “울산은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3D프린팅의 활용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자동차 부품이 단종될 시 그때마다 사출과 금형 등을 통한 제조는 어려울 뿐 아니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3D프린터 방식을 통할 경우 해당 부품을 스캔 한 뒤 역설계 해서 제조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면 쉽고 간단히 할 수 있다”고 자동차부품 분야에서 3D프린팅산업 접목을 제안했다.

지역 주력산업의 생산공정의 고부가가치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남훈 UNIST 교수는 “3D프린팅 기술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기 보다는 적합한 활용 분야가 있어야 그 효과가 배가 되기 때문에 울산지역은 3D프린팅 산업을 육성하기에 안성맞춤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서 “울산의 주력산업인 자동, 조선, 석유화학산업은 3D프린팅 활용을 통한 생산 공정의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한 환경이다. 특정 산업 및 공정에 적합한 3D프린팅 기술을 개발 및 응용하고, 이를 통해 우리만의 독자적인 3D프린팅 공정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지난 30년간 누려왔던 제조 기술 선진국의 위상을 다음 30년 동안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3D프린팅 기술을 쉽게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규제완화와 함께 지역에서 기술 저변을 확대하고 핵심 인재 육성을 위한 고급 교육과정의 개발 및 활용 인프라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국립 3D프린팅연구원의 조속한 설립도 필수적이다.

전경술 울산시 창조경제본부장은 “울산은 제조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3D프린팅 산업의 여러 분야 가운데서도 화학산업을 기반으로 한 폴리머 등 소재산업 분야에 포커스를 맞추고 육성할 계획”이라며 “또 조선과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연계 상용화 기술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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