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간 끌어오던 울산시교육연수원 이전 문제가 일단락됐다. 29일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교육청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9월 교육계의 설문조사를 거쳐 결정한 강동중학교 부지에 새 연수원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동구청은 연수원 이전 예정부지였던 화장장 부지에 복합문화관을 지을 수 있게 됐다. 교육감의 부재 중에 교육감 권한대행을 하고 있는 류혜숙 부교육감의 추진력이 결과적으로 울산교육계와 동구청의 해묵은 숙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연수원 부지 활용이라는 더 큰 숙제가 남았다. 사실상 교육연수원 이전 부지 보다 현재 연수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큰 관심사다. 연수원은 이용대상이 한정돼 있는 전문시설이지만 현재 대왕암공원 내 연수원 부지는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대왕암공원이 그야말로 ‘핫플레이스’가 아니던가.

현재 계획상으로는 연수원 부지(2만5000여㎡)에 청소년문화원을 건립한다고 돼 있다. 이는 13년전 연수원 이전을 논의할 때 수립된 계획이다. 애초에 지역유지인 고 이종산 선생이 이 곳 땅 3만4000평과 현금 200만원을 희사해 방어진수산중학교를 설립했기 때문에 그 유지를 좇아 교육시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은 주변 여건이 많이 바뀌었다. 92만2000㎡에 이르는 대왕암공원이 개발되면서 울산관광산업의 앵커시설이 됐다. 서울 지역 여행사에 따르면 울산방문의 해였던 올해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가 대왕암공원이었다고 한다. 주말마다 관광객들로 혼잡을 이룰 정도로 방문객도 많다. 교육연수원 부지는 대왕암공원의 한 가운데, 그것도 바다 풍경을 가장 아름답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원으로서 적합한 곳은 분명 아니다.

지난 2015년부터 숙박시설 건립이 거론됐지만 공원면적 기준 미달 등으로 구체적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김기현 시장이 교육연수원 부지 활용방안으로 숙박시설 건립을 언급하면서 행정적 문제 해결과 예산지원 등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관광도시로 막 발돋움하는 울산으로서는 호텔이나 리조트 등의 고급 숙박시설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므로 숙박시설이 거론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섣불리 결정할 일은 아니다. 숙박시설도 워낙 천차만별인데다 연수원 부지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울산 관광산업의 미래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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