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주가가 11일 5.36%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장대비 8500원 하락한 15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신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지난 5일부터 파업 중이다. 이번 주에도 15일까지 일주일 내내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각 부문별로 돌아가며 순환파업을 하고 있어 차량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전면 파업 못지않다. 내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목표를 올해 825만대 보다 75만여대 적은 750만대로 잡은 것이 알려진 것도 주가하락 원인의 하나로 꼽힌다.

이 같은 현대차의 현실은 현대기아차 협력사들에게는 암담한 미래가 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위기가 회복국면으로 전환되기도 전에 현대차 노조가 연일 파업을 이어감에 따라 일감을 확보하지 못한 협력사들은 설상가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언제가 될 지 모를 노사합의를 기대하면서 묵묵히 현실을 견뎌낼 상황이 아닌 것이다. 현대·기아차 협력사 협의회는 11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대차 파업에 따른 조업차질은 협력사들의 경영차질은 물론 존립자체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현대차 노조의 파업 철회와 노사의 원만한 교섭타결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더 이상 견딜힘이 없다는 절규에 가까운 하소연이다.

올 한해 현대차는 대외환경으로 인해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판매가 7월 이후 전월대비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11월 중국 판매는 지난해 같 은달보다 30% 감소한 8만2000대에 그쳤다. 올 한해 임단협과 관련한 12차례의 파업으로 4만7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협력사들의 애로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현대·기아차 협력사 협의회는 현대차 협동회, 기아차 협력회가 2001년 11월 통합된 단체로 전국 330여개 부품 협력사 모임이다. 울산·경주지역에만 43개사다. 이들 협의회에 가입된 협력업체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4500~5000여개에 이르는 3차 협력업체들의 애로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파업을 종료하고 복귀하면 잔업과 특근으로 회사는 생산량을 보전하고 조합원들은 임금보전을 받을 수 있는 현대차와는 달리 이들 협력업체들은 또다시 이중고를 겪게 된다. 파업기간에는 고정경비 지출로, 파업 후에는 잔업과 휴일근로로 비용부담이 대폭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 노조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우리 사회가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는 만큼 그 책임도 엄숙히 지킬 때 비로소 노조의 권위가 유지되는 것이다. “파업을 멈추라”는 협력업체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