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늦출 수 없는 과제”…당정청 조찬회동서 “연내입법 노력”

 

민주 긴급회의에도 평행선…할증률·논의 시기 의견 갈려
일부선 ‘할증률 순차인상’ 절충안도…“합의 쉽지 않을 듯”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가 국회에 표류 중인 ‘근로시간 단축법’ 입법에 재차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근로시간 단축법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한 후 당정청이 긴급 조찬회동까지 열어 대책을 논의하는 등 입법 노력을 한층 배가하고 나선 모습이다.

하지만 법안 표류의 원인이 됐던 민주당내 의견 대립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도 당분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는 최근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두고 논의를 했으나, 여야 3당 간사의 합의안에 대해 민주당 이용득 강병원 의원 등 여권 일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논의가 중단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은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단계적 시행을 시작하도록 국회가 매듭을 지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등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조찬회동을 하고서 최대한 신속하게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회동에 참석한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개정안을) 처리는 해야 하지 않나”라며 “빨리 합의가 되면 올해 안에 처리하는 것이고, 안되면 늦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에는 우 원내대표와 김 정책위의장,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환노위 간사인 한정애 의원, 그리고 여야 간사 간의 합의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이용득 의원과 강병원 의원이 비공개로 회동해 절충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홍 환노위원장은 ‘간사들의 합의안이 현재로써는 여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과 강 의원은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우 원내대표가 ‘조정안을 좀 더 만들어보면서 이견을 좁혀가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양측의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인 연장근로와 휴일수당의 가산 할증률을 둘러싼 ‘절충안’도 제시됐지만, 이에 대해서도 의견이 잘 모이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노동계는 150%인 가산할증률을 20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여야 간사들이 현행대로 150%를 유지하는 데 합의를 했으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일단 내년에는 150%를 적용하되, 3년간 유예를 두고 단계적으로 200%로 올리는 방안도 절충안으로 거론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절충안의 경우 여야 간의 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 데다, 야당이 수용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고 노동계 역시 받아들일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연내 법안 처리를 목표로 논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반대 측에서는 “내년에 예정된 대법원 판결을 보고 나서 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은 양측이 접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12월 임시국회 내에는 처리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의견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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