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트라시, 상징물 설치에 난색
울주군, 추가 협의 계속 진행

울산 울주군이 해맞이 명소 홍보를 위해 추진 중인 포르투갈 신트라시와의 상징물 교차 설치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간절곶에 호카곶의 상징물이 제작 중인 가운데 자칫 현지의 간절곶 조형물 설치가 무산될 경우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울주군은 1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시와 외교 및 문화 등 양 도시 간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교류 추진을 골자로 하는 우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두 도시의 상징물 교차 설치다. 당초 군은 유럽에서 가장 늦게 해가 지는 호카곶의 기념 조형물인 ‘까보다 호카’를 간절곶에 설치하고, 바위에 ‘간절곶’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조형물은 호카곶에 설치해 해맞이 도시로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체결식에서 호카곶의 간절곶 조형물 설치에 대한 신트라시의 확답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체결식에서 바실리오 호타 신트라 시장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울주군이 갖고 있는 경제 및 외교 분야의 경험과 능력을 전해주길 바란다”며 “동북아시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과 유라시아 땅끝 도시인 호카곶은 유사성이 많은 만큼 향후 상호 상징물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즉 조형물 교차 설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월 울주군 관계자들이 호카곶을 방문했을 때 신트라시는 상징물 교차 설치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는 상징물 교차 설치에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트라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역 내에 새로운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며 정부와 논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신트라시가 간절곶 상징물 설치를 결정한 뒤 ‘까보다 호카’ 상징물을 설치해도 늦지 않은데 앞서 설치한 것은 문제로, 자칫 교차 설치가 무산될 경우 사업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간절곶은 동북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상징성이 있는 반면 호미곶이나 정동진에 비해 명성이 다소 알려지지 않은 편이어서 상징물 교차 설치를 추진 중”이라며 “추가 실무협의를 진행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울주군은 연내에 간절곶 해맞이 광장에 까보다 호카 조형물 설치를 마무리하고 해맞이 행사에서 제막식을 열 계획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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