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국 수출 13개월 연속 증가세와는 달리 울산의 수출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생산·투자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 영향보다는 지역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내부적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데다 혁신능력 부재까지 겹쳐진 결과는 아닌지 걱정이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11월 울산 수출입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울산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1% 감소한 52억9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선박 수출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89.2% 감소했고, 자동차(­10.3%)와 자동차부품(­8.9%) 수출도 부진했다. 특히 선박 수출은 10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85% 이상 수출 격감을 기록했다.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완성차 판매 부진의 영향이 컸다. 선박은 탱커와 해양플랜트 인도 급감에 기인하고 있다. 그나마 석유·석유화학제품이 울산수출의 추락을 막고 있다. 수출부진은 생산·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울산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 생산은 석유정제(12.9%), 화학제품(3.7%)의 선전에도 불구, 금속가공(-55.9%), 기타운송장비(-18.7%)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년동월대비 3.2% 감소했다. 투자지표인 건설설수주액은 3301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52.2% 격감했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데 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8년 산업전망’에 따르면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에 밀려 올해 자동차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2020년에는 석유화학과 조선 등으로 타격을 받는 우리의 주력산업 범위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조사에서도 국내 경제전문가의 68%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과 같은 주력산업의 몰락을 예측했다. 울산지역 주력업종 전 부문이 포함돼 있다. 사실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로 불렸던 울산 수출의 퇴조는 2011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1000억달러 달성을 정점으로 시작, 해를 거듭하면서 가속화됐다. 지난해 652억달러에 그친 수출은 올해도 이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일자리 중 수출에 의한 일자리 비중이 64.1%로, 수출의존도가 전국 평균의 4.3배를 넘는 울산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위기’ 그 자체이다. 자칫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떠나는 쇠락하는 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르는데도 절박감은 느낄 수 없다. 제 몫 찾기의 목소리만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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