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절반으로 나눠진다. 선거 전과 선거 후다. 오는 7월이면 울산광역시장 민선 7기, 기초지자체 민선 6기가 출범한다. 상·하반기를 나누는 가늠자는 6·13지방선거다. 울산 시장은 물론 4개 구청장 모두 재출마를 준비하고 있으나 그들이 승리의 주인공이 될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3선제한에 걸린 신장열 울주군수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접었다.

김기현 울산시장을 비롯해 서동욱 남구청장, 박천동 북구청장, 권명호 동구청장은 모두 재선 도전이다. 박성민 중구청장은 3선 도전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들은 정권교체에 힙입은 새로운 도전자들의 추격이 몹시 부담스러운 상반기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이들이 올 상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선거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들에 비하면 쫓기는 마음은 덜하지만 신군수 역시 또다른 비상을 위한 준비로서 올해 상반기를 바쁘게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정국을 접어든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6개월여 남은 올 상반기를 차분하게 정리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라는 것이다. 자칫 행정과 정치가 뒤섞여 혼란으로 치달을까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특히 다급해진 단체장들이 표를 의식하거나 업적을 드러내고자 새로운 사업을 벌리고, 행정이 이에 덩달아 춤추면서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눈에 띄는 실적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지라도 새로운 사업을 통해 만회하려 해선 안될 것이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새로운 사업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심사숙고해야 한다.

특히 성공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찬반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업, 도시환경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사업들을 새롭게 시작해서는 안될 것이다. 임기 내에 마무리짓지 못할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음 단체장에게 부담을 주는 것을 넘어서 전례로 미뤄보건대 단체장이 바뀌면 예산만 낭비한 채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시민들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불찰로, 또는 단체장의 방심으로 단초를 마련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마지막 열정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성실하게 일했는지 현직 단체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이미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시기다. 유권자들은 새삼 색다른 치적을 쌓기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겨우 6개월여 남았다. 혹여 방심하여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것으로 보내기에도 모자라는 시간이다. 차분하게 지난 3년반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에 집중했으면 한다. 어떤 일이든 떠들석하게 벌려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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