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활성화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향하는 정책이다. 확실한 미래 먹거리라는 인식 때문이다. 울산도 몇해전부터 관광활성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때마침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울산방문의 해’로 지정하면서 산업도시로만 알려져 있던 울산이 볼거리가 적잖은 관광도시이기도 하다는 인식을 전 국민에게 심어주었다. 그러나 시작은 이제부터다. ‘길이 끝나자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어느 시인의 시처럼 울산 방문의 해는 마무리됐으나 울산의 관광정책은 비로소 출발선에 섰다. 관심을 늦추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사실상 ‘관광도시 울산’의 원년은 올해다. 여행사에, 관광객들에게 많은 지원이 이루어진 지난해는 울산 관광의 도화선(導火線)이었을 뿐이다. 도화선은 불을 붙이는 심지가 타들어가 폭약이 터져야만 그 역할을 다한다. 지난해 많은 예산을 들인만큼 올해 폭약이 터지도록 하려면 지자체들의 각별한 관심은 물론이고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한 새로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울산시 남구가 4일 시연회를 가진 ‘해피관광카드’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피관광카드’는 남구 관내 유료 관광시설과 숙박업소, 음식점, 주차장 등을 이용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카드다. 세계 여러도시에서도 비슷한 카드들이 도입돼 있으나 해피관광카드는 그 사용 범위가 다양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취지대로 활용이 된다면 할인 혜택에 예민한 젊은 층을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기본적으로 할인혜택이 다양한 호텔 등에서는 10%의 할인이 크게 유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점의 할인은 품질 하락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과 영세상인인 음식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카드사용 지역이 남구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관광객들에게 울산은 하나의 관광지로 인식된다. 도단위 광역자치단체와는 달리 울산은 지리적으로 기초단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중·북·동·울주에서는 쓸 수 없고 남구에서만 통용되는 카드라는 게 오히려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우려도 있다. 기초단체 보다는 광역단체가 나서 울산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나 체류형 관광을 지향한다면 울산 전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서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해 울산으로 많은 관광객을 데리고 왔던 한 여행사의 가이드는 “기초단체별로 혜택을 따로 제공하는 바람에 혼란스러웠다”면서 “울산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이해하고 있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요자 중심의 사고 전환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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