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울산 - 틀을 깨자.길을 열자(5)노동편향정책, 기업 설 곳은

대내외적 경제여건 악화 속
文정부 ‘친 노동정책’ 확대
기업 경영·투자 의욕 저하
노동 편향정책 개선을 통해
규제완화·신산업 발굴 지적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S-OIL, 삼성SDI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본사와 주력공장이 밀집해 있는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를 자처할 만큼 대표적 기업도시다. 동해안의 작은 어촌마을에서 1962년 특정공업지구 지정 이후 대규모 산업시설이 들어서면서 급격히 발전, 현재의 울산광역시로 성장하기까지 울산에서 기업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기업이 살아야 울산이 살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북핵 등 지정학적 리스크,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경쟁 가속 등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 유가 상승, 금리 상승 등 ‘신3고(高)’ 현상을 비롯해 가계부채 급증, 각국의 통화 정상화 정책에 따른 금융 시장 불안 등 안팎으로 쌓여 있는 각종 위험 요인들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시행하고 있는 각종 노동편향적인 정책으로 기업들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인천공항 비정규직 1만명 정규직화와 민주노총의 일자리위원회 참가 결정 등 취임 후 파격적인 노동정책을 시행해왔다. 특히 노동자의 과도한 경영권 참여 보장과 원천적인 구조조정 금지 등 편향적 기업정책을 펴고 있어 기업들의 경영과 투자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R&D 투자세액 공제 축소 등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게 산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정책의 가장 큰 특징 및 전 정부와의 차이점은 노동편향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어떤 정책이든 한 쪽으로 치우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중립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이 시기에 노동편향정책을 바로잡고 규제완화와 새로운 산업 발굴 등의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등이 과감하게 법인세를 낮춰 투자를 촉진하는데 반해 우리 기업은 각종 규제와 혜택 축소에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글로벌 업황불황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관련 산업이 연쇄적으로 크게 침체되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이 같은 정책이 더욱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재계와 기업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현 정부가 한쪽으로 치우친 노동편향정책을 바로잡고 기업들을 위한 규제완화와 신산업 발굴 노력 등을 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제조업과 서비스 등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은 우리를 자승자박하는 과잉규제 때문”이라며 “‘중국에서 가능한 것은 무엇이든 한국에서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수준의 규제혁파를 해야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울산경제를 지탱해오던 주력산업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수주절벽, 공급과잉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고, 특히 올해는 달라지는 노동환경으로 인해 기업경영 전략 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산업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현실화와 통상임금에 대한 명확한 규정, 융통성있는 근로시간 단축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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