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상납’ 혐의…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전날 소환조사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3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불법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3일 오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와 같은 혐의를 받는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과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전날 출석해 이날 새벽까지 밤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들은 조사에서 검찰이 제시한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MB 정부 시절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이들에게 돈을 건네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성호 전 원장과 원세훈 전 원장도 각각 전날 비공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기획관 등은 MB 정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를 받는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릴 정도로 최측근인 김 전 기획관은 MB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부터 근무하다가 2012년 개인비리 혐의가 드러나 물러났다.

김 전 실장과 김 전 비서관은 2009∼2011년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검찰은 원세훈 전 원장의 공작비 유용 의혹 등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자금이 불법적으로 이들에게 전달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김 전 원장과 원 전 원장이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김 전 기획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김 전 실장과 김 전 비서관에게도 총 1억원을 전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12일 오전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세 명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 전 기획관은 당일 출석에 불응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경위와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과정에 이 전 대통령 등 ‘윗선’이 개입·관여했는지 등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의 칼끝이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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